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최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다.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었던 주택은 가격 오름세가 둔화돼 매각을 통한 차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의 수변 상가가 100% 계약률을 기록했고, 위례신도시를 관통하는 위례선과 트램 라인을 따라 공급한 주상복합 상가와 근린상가 역시 투자자가 몰렸다. 1층을 기준으로 3.3㎡당 4천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점포도 예상보다 높은 계약률을 보였다. 신도시와 혁신도시, 신흥 역세권지구와 같은 대규모 개발 지역의 분양상가에 대한 투자 관심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 ‘단지 내 상가’ ‘골목길상권’ ‘상가주택’ 뜬다

하지만 상권이 채 형성되지 않은 개발 지역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을 두고 경계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신도시 상권의 경우, 배후 아파트와 인근 업무시설에 상주인구가 채워지기 전까지는 상가 임대나 점포 영업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개발 예정이었던 전철이나 도로 확충 계획이 축소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미래 상권에 대한 예측만으로 상당한 자금을 묻어두기에는 목표 수익률과 투자금 회수기간이 너무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안전한 상가투자 상품은 무엇일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도심 주택가에 자리잡은 골목길상권을 꼽을 수 있다. 은퇴한 후의 실거주 문제와 월세 수입을 동시에 해결하고자 한다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상가주택을 찾아보자.

▶ 탄탄한 배후수요 가진 ‘단지 내 상가’, 청약관심 여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다. 아파트 입주민을 즉시 배후수요로 확보할 수 있고, 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는 분양가격도 주변의 일반 근린상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주의할 점은, LH 단지 내 상가의 분양가격도 2010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에 공급한 단지 내 상가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2354만 원까지상승했다. 일반 상가보다는 저렴하지만 낙찰가율이 높아진 만큼 매각 차익은 낮아졌다.

근거리의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임차할 업종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아파트 주변에 경쟁하는 역세권 상권이나 대형마트, 시장 등이 있으면, 단지 내 상가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아파트 단지 규모가 클수록 단지 내 상가의 규모도 커지고, 임차 업종도 다양해진다. 대단지 상가의 경우 마트나 학원, 병원처럼 수요가 많고, 장기간 임차 계약이 가능한 점포를 선점하면 유리하다.
최근에는 대단위 아파트지구에 중심상권을 따로 배치하거나, 차별화된 스트리트형 상가를 개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판교신도시의 ‘아브뉴프랑’ 이 대표적이며, 수도권 2기신도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존 단지 내 상가보다 분양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임대위탁이 가능하고, 투자 수요가 많다.

▶ 도심 주택가를 배후로 한 ‘골목길상권’ 주목

도심의 골목길상권은 기존 대형 상권에 비해 투자부담이 적다. 폭등한 임대료를 피해 외곽으로 밀려난 점포들이 자연스럽게 상권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강남대로 같은 유명 상권에 상가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보다 실속을 챙기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조금 낡았지만 저렴한 단독주택이나 근린상가를 매입한 후, 임대에 적합하게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상권에 어울릴 만한 업종을 고려해서 주목 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해야만, 임대하기 좋고 투자금 회수도 빨라진다. 임대할 카페나 레스토랑을 미리 정한 후, 맞춤형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도 있고, 패션, 카페, 공방 등 다양한 업종을 한 건물에 모아 원스톱 매장을 여는 곳도 있다.

매각차익을 내려면 상권이 충분히 자리 잡기 전에 진입해야 하는데, 성장할 상권을 골라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골목길상권의 특성상 독특한 아이템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상권인지가 중요하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길상권을 살펴보면, 주택가와 함께 규모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상권이면서 자연환경이나 여행, 도시산책, 힐링과 예술 같은 문화-인문학 측면에서 차별화된 아이템을 담고 있는 곳이 틈새형 골목길상권으로 인기를 끌었다.

경리단길이나 가로수길, 방배동 카페거리는 이국적이고 새로운 다이닝 레스토랑과 패션매장, 생활용품 공방 등이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제화 공장지대에 공방과 아기자기한 매장이 자리 잡고, 폐건물을 이용한 전시장, 파티 공간이 마련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문래동 예술촌은 문래역 주변의 철공소 밀집 지역에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얻고 갤러리를 열면서, 뒤이어 카페나 레스토랑이 문을 열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이나 경복궁 서쪽의 서촌마을은 옛것의 정취를 느끼면서 도시 산책과 관광이 가능한 골목길상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유행에 민감한 ‘골목길상권’, 출구전략 미리 세워야

독특한 콘텐츠로 경쟁을 하는 만큼 골목길상권은 유행에 민감한 편이다. 인기 있는 골목길상권이 뜨고 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길 상권인 신사동 가로수길이 시들해지는데 10년 정도 걸렸다면 최근 인기 있는 이태원 경리단길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가 나오는 데는 채 3~4년도 걸리지 않았다. 따라서 골목길상권에 투자할 때는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잘 세워야 한다.


단기간 상가건물의 손바뀜이 급증하고 임대료가 치솟으면 해당 상권의 투자 과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상권이 유명해지고 외부 투자자가 유입되면 금방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임대료 또한 급등한다.

임대료가 급등하면 임차인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호가나 시세는 비싸지만 실제로는 잘 팔리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누구나 알 만한 프랜차이즈 점포가 입점하기 시작하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

도심 주택가에서 성장한 골목길상권에는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을 찾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본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나머지 층은 임대를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가주택은 상대적으로 월세 규모가 크고 용적률도 유리해 땅값이 더 많이 오르는 편이다.

판교나 위례신도시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가주택 용지에 투자하는 경우도 늘었다. 분양가격이 꽤 비싼데도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투자 수요도 꾸준하다. 다만, 수도권 신도시의 경우 건축비용을 포함해 10억~15억 원 가량의 많은 투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금계획과 투자기간을 미리 세우고 청약에 나서야 한다.

NH투자증권 김규정 연구원은 "신도시 상권 성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개발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무리해서 상가주택 용지를 분양받기 보다는 도심 주택가 상권의 저가 주택을 공략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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