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전통적인 식습관에서 국이나 찌개가 있어야만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에 나가서도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사람들도 있다. 국물이 있어야만 밥이 잘 넘어가고, 먹은 후에도 배가 불러 식사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또 음식이 약간 짜고 매워야 맛이 있기 때문에 맵고 짠 자극적인 국물을 좋아한다. 하지만 짜고 매운 국물은 위를 자극해서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을 발생시키고, 고혈압을 일으켜 뇌졸중과 심장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국물의 기름기는 비만과 당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는 맵고 짠 국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바쁘게 살다보니 맛있는 식당을 찾아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맛이 있다고 소문이 난 음식점에서는 국물에 손님들의 입맛을 당기기 위하여 소금과 조미료를 쳐서 간을 맞춘다. 그러므로 국이나 찌개의 국물에는 소금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기름기와 화학조미료도 대부분 국물에 들어 있는 셈이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에는 된장이나 고추장을 풀어 넣는데, 된장이나 고추장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젓갈, 무침, 김치 등 대부분의 반찬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 있다.

소금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금에 절인 밑반찬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팝콘, 감자칩, 크래커, 햄, 소시지, 빵, 과자 등의 가공 식품에도 소금이 많이 들어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는 하루에 소금 섭취량을 8.7g정도로 제한하고 있으니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그 2배에 달하는 15~20g에 이르고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의하면 미역국 한 그릇에는 소금이 3.5g, 칼국수에는 7.5g이 들어 있어 칼국수 한 그릇만 먹어도 하루 섭취 제한량에 도달하게 된다. 

한식에서는 국이나 찌개를 빼놓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국을 끓이더라도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이나 간장을 가능하면 적게 사용하고, 멸치, 버섯, 다시마 등으로 우려낸 국물로 국을 끓이고 마늘, 생강, 식초, 후추, 허브 등의 양념류를 이용하여 맛을 내는 것이 좋다. 국이나 찌개를 먹더라도 국물은 남기고 건더기만 먹되 싱거우면 다른 반찬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라면을 끓여 먹더라도 물을 많이 부어 끓이되 국물은 남기고 건더기만 먹는다. 국물을 마시다보면 다른 반찬은 덜 먹게 되어 비타민이나 무기질과 같은 영양소를 덜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식사를 할 때 다른 반찬을 먼저 먹고 나중에 국이나 찌개를 먹는 것이 좋다. 국물을 마시더라도 기름기를 걷어내고 먹는 것이 좋다. 식당을 찾아가더라도 짜지 않게 요리하는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좋다.

 

국이나 찌개보다는 채소를 샐러드 형태로 날로 먹으면 요리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대부분의 채소는 날로 먹어도 충분히 소화를 해 낼 수 있고 날로 먹을 때 영양가도 더 풍부하다. 그러나 당근, 오이, 시금치 등 대부분의 야채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다. 채소 속에 존재하는 효소가 채소를 저장하는 동안에 색을 변화시키고 나쁜 냄새를 나게 한다. 당근과 같은 채소에는 비타민 C를 분해하는 ‘아스코르비나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어 다른 채소와 섞어 두면 다른 채소의 비타민 C가 파괴되기도 한다.

채소는 날로 먹으면 좋기는 하지만 많이 먹을 수 없는 단점이 있고, 또 금방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그럴 때에는 데쳐 먹는 방법도 있다. 채소를 데치게 되면 효소의 작용을 멈추게 하여 채소의 색을 보존하고, 비타민을 보존하게 된다. 또 데치는 동안에 미생물이 죽게 되고 쓴 맛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데치는 시간은 채소에 따라 다르다. 배추, 산나물 등은 1분 30초, 브로콜리, 피망 등은 3분 이내, 당근이나 콩 등은 5분 이내가 좋다. 천천히 데치거나 덜 데치게 되면 효소의 작용을 오히려 촉진시켜 색과 향을 버리게 되고, 너무 지나치게 오랫동안 데치면 색과 향을 버리게 되며, 무기질과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가 파괴된다. 

채소를 데치는 방법으로는 큰 그릇에 채소량의 약 8배 이상의 물을 넣고 물을 팔팔 끓인다. 녹색의 엽록소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금을 조금 넣고 끓인다. 채소를 한꺼번에 넣고 데치면 데치는 물의 온도가 내려가 데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타민 C의 손실이 커진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채소를 푹 잠기게 넣고 데치는 시간을 잰다.

데치기가 끝나면 즉시 흐르는 찬물이나 어름 물에 넣어 식힌다. 식히는 시간은 데치는 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천천히 식히면 식히는 동안에 열이 남아 있어 색의 선명도를 떨어뜨린다. 잎과 줄기가 있는 채소는 데칠 때 균일하게 데치기 위해서는 잎보다는 줄기부분을 먼저 넣어 균일하게 데친다.
 
<글 :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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