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만약 19세기초 외과 의사인데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어떤 문제들이 있을까요? 일단 마취법이 개발되기 전이기 때문에 환자가 말똥말똥 눈을 뜬 채 식은땀을 흘리며 벌벌 떨면서 여러분의 손에 든 메스를 쳐다보고 있을 겁니다. 당연히 수술할 때 발생하는 모든 고통은 환자의 신경을 통해 뇌로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되겠죠?

게다가, 패혈증과 같이 세균 감염에 의한 위험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생존 확률은 50% 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은 소독은 커녕 손도 씻지 않고 바로 수술에 임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출혈이라는 치명적인 문제가 남아 있죠. 혈액의 3분의 1 이상을 잃으면 사망하게 되니까 수술 중 수혈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19세기초에는 사람마다 혈액형이 다르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다른 종류의 혈액이 만나면 굳어버리는 응집 현상도 발견되기 전이니까 수혈이 곧 죽음을 부를 수도 있었죠. 이런 사실을 알고 보니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죠? 하지만, 수술은 다양한 치료 방법 중에서도 비용 부담이 많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근심거리가 되고는 하죠.

'알아두면 쓸데많은 신기한 잡학사전' 줄여서 '알쓸신잡' 수술 이야기 편, 들을 준비되셨죠?

 

# 알쓸신잡1: 수술의 역사

기원전 2750년경 고대 이집트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아래턱 뼈에는 어금니 뿌리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어 치아 수술을 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현재까지 발견된 유골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수술의 증거로 알려져 있죠.

현대적인 수술은 마취법, 무균 소독법 및 ABO식 혈액형의 발견이라는 3가지 의료기술의 토대 위에서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환자를 수술의 고통과 공포로부터 구출한 마취법은 미국의 치과 의사였던 윌리엄 모턴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그는 1846년 9월 통증 없이 이를 뽑는데 성공한 데 이어서, 같은 해 10월 에테르라는 물질을 사용해서 환자를 마취시킨 후에 턱 부위 종양 수술에 성공했죠.

무균 소독법은 영국의 외과 의사였던 조지프 리스터가 고안했습니다. 그는 1865년 석탄산을 이용해서 환부를 소독하는 수술법을 개발한 후에 마차에 깔려 다리를 다친 소녀를 대상으로 외과 수술을 실시해 성공을 거두었죠.

ABO식 혈액형은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였던 란트 슈타이너가 발견했습니다. 그는 1901년에는 ABO식 혈액형을, 1941년에는 Rh인자를 발견함으로써 수술 시 꼭 필요한 수혈 문제까지 해결했습니다.

이들 세 사람의 위대한 업적 덕분에 후손들은 다양한 수술법을 발전시켜나가게 되었고, 100년이 훨씬 지난 오늘 현재 수술 요법은 약물 요법과 함께 서양의학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 되었습니다.

# 알쓸신잡2: 수술과 수술분류표

보험사에서는 약관을 통해 '수술'을 '의사가 피보험자의 질병 또는 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로서,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관리하에 수술분류표에 정한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이때, '행위'란 '기구를 사용하여 생체에 절단,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 다만, 흡인, 천자 등의 조치 및 신경 차단을 제외'라 정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어려운 단어가 나오는데요. 수술에서 제외된다고 한 `흡인`은 주사기 등으로 빨아들이는 과정을 말하고, '천자'는 바늘 또는 관을 꽂아 체액이나 조직을 뽑아내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수술의 정의에는 포함되지만, 보장에서 제외되는 수술들도 있습니다. 미용 성형상의 수술, 피임 목적의 수술, 피임 및 불임술 후에 다시 가임을 위한 수술, 검사와 진단을 위한 수술 등은 일반적인 의미의 수술이긴 하지만 보장에서는 제외된다는 점은 기억해야 합니다.

최초의 수술 분류표는 1982년 일본의 수술 분류표를 그대로 번역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때는 지금과 같은 수술 분류표가 아닌 3종 수술 분류표를 사용했었죠. 이렇게 20년 넘게 사용하다가 200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5종 수술 분류표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생명 보험사마다 세부적인 수술 분류에 차이가 있었습니다만, 2014년 4월 이후 표준 수술분류표를 사용하여 대부분의 회사가 동일한 분류법을 사용합니다. 예외적으로, 2016년에 S사에서 7종 수술 분류표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생명보험사에서는 5종 수술 분류표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표준 수술분류표에 따르면 수술의 종류는 전체 93개 항목에 99종의 수술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높은 수술 보험금을 받는 수술은 5종 수술이며, 총 10가지가 있죠. 폐장, 심장, 간장, 췌장, 신장 등 5가지 장기이식술, 대동맥 등 관혈수술, 뇌하수체종양 절제수술, 두개내 관혈수술 및 관혈적 악성신생물 근치수술 등이 그것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큰 수술 같죠? 특히, 관혈적 악성신생물 근치수술은 갑상선암 이상의 암 제거수술을 말하는데, 기타 피부암은 3종, 제자리암과 경계성종양은 일반 수술의 적용을 받습니다.
2014년 4월 이전까지 갑상선암은 4종이었지만, 2014년 4월 이후 5종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백혈병과 같은 비고형암, 즉 고체가 아닌 형태의 암에 대한 비관혈적 근치수술도 5종 수술로 인정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과 그에 따른 수술 비용 그리고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수술 비용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 신성혁 미래에셋생명 Training Manager>

키워드
#수술 #보험 #보장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