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한 반응이지만 오랜 시간 축적되면 점막손상을 유발하고 심각할 경우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거의 모든 질병은 염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검진에서 가장 흔히 나오는 결과 중의 하나가 바로 식도, 위, 십이지장의 염증과 궤양이다.

위염을 오래 앓으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혈관의 벽에 염증이 생기면 고지혈증으로 되며,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면 전립선염이 된다. 간염은 간세포와 간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간염은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으며, 간경화는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염과 폐질환이 된다. 노인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 중의 하나가 관절염이고, 알레르기도 염증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염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항염 기능이 있는 식품으로 도라지, 더덕, 민들레, 마늘, 도토리,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 달맞이꽃, 포도, 강황, 생강, 후추, 대추 등을 꼽을 수 있다. 도라지는 호흡기질환에 좋다고 하여 한방에서는 가래, 기침, 기관지염, 호흡 곤란, 편도선염 등 염증성 호흡기 질환에 많이 사용되었다. 인삼의 주요성분인 사포닌이 도라지에도 들어 있어 기침이나 천식에 도움이 된다.

특히 도라지는 해독작용을 하여 체내 중금속이나 노폐물, 독소 등의 유해성분을 배출시키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성질이 있어 숙취해소에도 좋다. 더덕에도 사포닌이 풍부하다. 더덕추출물은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민들레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고 리놀산과 콜린 성분이 많다. 민들레는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면서 달고 독이 없다.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없애주며, 해독작용과 항암효과가 있으며, 종기와 종양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 한방에서 민들레는 열로 인한 종창, 유방염, 인후염, 맹장염, 복막염, 급성간염, 황달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늘이나 양파, 부추에는 유황화합물이 들어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준다. 항생물질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마늘은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균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도토리에 들어 있는 아콘산이라는 물질이 수은이나 납 등 중금속 및 여러 가지 유해물질을 흡착하여 배출시킨다. 도토리는 위장(胃腸)을 보호하여 설사를 멈추며,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설을 촉진하며, 출혈된 것을 멎게 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여 심장혈관 시스템의 염증과 혈액응고를 줄여주어 심혈관질환, 암, 관절염 등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며, 뇌, 신경, 눈 조직의 구성에 필요하다. 오메가-3 지방산은 정어리, 고등어, 꽁치, 참치, 청어, 송어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다. 리놀렌산은 오메가-3지방산의 일종으로 아마씨, 땅콩, 호두, 아몬드, 잣과 같은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다.  

감마리놀레산은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으로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호르몬 유사물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다. 오래 전부터 미국의 원주민들이 달맞이꽃을 채취하여 염증 등의 상처에 바르거나 통증이 있을 때 내복약으로 사용해 왔다. 감마리놀렌산은 염증을 없애 주고, 콜레스테롤과 혈액흐름의 개선 효과가 있으며, 골다공증, 당뇨성 신경통증 등에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레스베라트롤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오디, 땅콩, 포도, 라스베리, 크렌베리 등 베리류에서 발견된다. 계 물질이며 강력한 항산화작용, 항암작용, 항염증작용, 혈당저하작용, 심혈관계 질환예방, 신경 보호작용, 피부노화방지 효과 등이 보고되고 있다.

카레의 노란색을 내는 향신료로 잘 알려진 강황에는 커큐민이라는 항염성분이 들어 있어 세포의 재생과 상처치유에 효과적이며, 생강의 매운 맛을 내는 진저롤은 항균과 항염성분으로 종양억제와 DNA손상방지에 효과적이다. 후추에 들어 있는 피페린 성분은 항염작용이 있다. 후추는 자극적인 맛과 방향성이 강한 식물로 후추열매는 콜레라, 소화불량, 설사, 위장병, 중풍과 관절염 등의 치료에 널리 이용되어 왔다. 대추는 염증, 진통,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으며,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 몸에 염증원인 물질이 들어오더라도 면역력이 강하면 이를 물리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하면 이를 물리치지 못하여 염증이 생기고 더 큰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식품을 꾸준히 먹어 체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글 : 이원종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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