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美·中 무역전쟁이 심화되면 미국도 피해를 보겠지만 중국의 피해가 더 크다는 전망이 많다.

중국과 미국이 서로의 수출품 모두에 관세를 인상하면 중국은 성장률 0.8%P, 미국은 성장률 0.2%P 하락이 예상된다. 부채에 의존한 성장을 하기 어려운 중국으로서는 수출이 절실하다. 미국의 요구를 일정부분 받아들여 손해를 보더라도 나머지 수출을 지키는 것이 차선이다.

중국의 대미 관세인상 제품들은 미국 압박의 실효성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중국이 미국에 대해 같은 규모의 관세인상 보복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좀더 들여다보면 현재 중국의 대응은 미국에 비해 소극적이라 판단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 대두(Soybean)다.

중국은 미국에 340억 달러의 관세인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대두는 36%(124억 달러)를 차지한다. 그런데 대두는 이미 중국이 경쟁력을 상실한 제품이고 10월~3월 사이에는 미국 외에 공급처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관세 인상의 피해는 미국 농부가 아니라 중국 대두 가공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관세인상 제품인 할로겐화부틸고무는 이미 공급과잉으로 수입이 2012년부터 줄고 있다.

따라서 무역전쟁의 카드는 미국이 더 많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에 비해 미국의 대응은 적극적이고, 아직도 카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보복할 경우 1차로 2000억 달러를, 2차로 2000억 달러 규모 제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높이겠다고 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할 수 있는 카드는 아직 중국이 만들지 않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는 것이다. 한미 FTA 개정 협상을 보면 미국은 2021년까지 미국이 없애기로 한 픽업트럭 관세(관세율 25%)를 2041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픽업트럭은 현재 국내 업체가 생산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관세 인상을 연장한 것이다.

이는 지금 당장 피해는 없고, 픽업트럭이 미래의 먹거리가 될 지 여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산업의 발전을 억제시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미 FTA 개정에 드러난 픽업트럭처럼 미국이 현재 중국의 수출제품 이외의 제품에 대해서도 무역압박을 행사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향후 시나리오를 예상하기는 사실 매우 어렵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시진핑 정부의 의도를 파악하기도 어렵고 중국이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시점을 예단하기도 어렵다"며 "다만, 미국이 더 많은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분쟁은 결국 미국이 협상 우위에 서는 쪽으로 결말이 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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