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외국인 수급은 무역 분쟁 우려 확대와 달러 강세 영향으로 매도 규모가 커졌다.

외국인은 이미 2017년 하반기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2016년과 2017년 4.5조원, 6.2조원 순매수하며 KOSPI 상승을 견인했으나 2017년 하반기 들어 3.0조원을 매도하며 전체 순매수 폭을 줄였다. KOSPI 상승 탄력 둔화 원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외국인 순매도는 신흥국 펀드 자금 규모가 올해 5월까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이하다. KOSPI는 신흥국 내 투자 매력 감소로 외국인 자금 유입에서 소외됐다. KOSPI 투자 매력 감소 원인은  이익 추정치 증가세 둔화, 높은 수출 증가율 기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북핵 위험 등이다.

신흥국 펀드 자금 규모는 5월부터 감소세다. 신흥국 자금 유출에 KOSPI 외국인 매도 규모도 동반 증가했다. 2018년 외국인 KOSPI 순매도 규모는 6월 말까지 3.8조원으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매도세다. 7월에도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갈 경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매도세를 기록할 예정이다. 외국인 매도세는 기간 측면에서 과도하다.

규모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정은 우상향 추세를 제거한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가 5조원 이상 추세 이탈 시 마무리됐다. 10조원 이상 추세 이탈했을 때는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까지 한 차례 뿐이다. 당시는 위안화 절하로 신흥국 증시 자금 유출이 컸고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됐던 시기다. 현재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추세에서 7.3조원 가량 이탈해있다. 2010년 이후 누적 순매수 하위 7.2%에 해당한다. 추가 매도 가능성보다는 매수 가능성에 주목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외국은 수급은 무역 분쟁 우려가 심화된 최근 1개월 신흥 증시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최근 1개월 누적 순매수 대금을 펀드 규모와 비교한 매도 강도로 파악할 수 있다. 선진과 신흥 증시 매도 강도는 각각 -0.3%, -0.9%다.

신흥 증시에서는 중국과 한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GEM(Global Emerging Market) 펀드 자금 유출 강도가 컸다. GEM 펀드 매도 강도는 -1.9%로 신흥 시장 매도 강도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 신호는 달러화 약세 전환이다. 지난 5년간 신흥국 자금 유출입과 달러화지수 간 상관계수는 -0.53에 달한다. 펀더멘탈 면에서 달러화는 약세 전환 가능성이 높다. 무역 분쟁이 달러화 강세 기간을 늘렸다. 무역 분쟁 완화 시 달러화 약세 전환을 의미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는 세계 증시 추세와 달라

외국인이 연초 이후 가장 많이 매도한 업종은 의약품(-1.8조원), 운수장비(-1.6조원), 전기전자(-1.4조원) 순이다. 섹터별 자금 흐름 측면에서 볼 때 세계 증시 추세와 다르다. 헬스케어, 경기소비재, IT 섹터 자금 유출입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연초 이후 헬스케어와 경기소비재 섹터 자금 유출입 규모는 각각 -16.5억달러, +8.0억달러다. 자동차 업종을 포함한 경기소비재 섹터는 7월 들어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헬스케어 섹터는 연초 이후 유출세지만 누적 기준으로 유출 폭을 확대하지 않았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약세 가능성에도 헬스케어 섹터 자금 유출 규모는 크지 않다. 의약품과 운수장비 업종 외국인 매도세 원인은 국내에 국한할 가능성이 높다.

의약품 업종 매도 대금 1.8조원 중 셀트리온 매도 규모는 2.5조원 이상이다. 의약품 업종 투자 매력 하향에 따른 매도세라기보다 KOSDAQ에서 KOSPI로 이전 상장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급 과열 해소일 가능성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감리 이슈에도 0.3조원 순매수했다.

운수장비 업종 매도 대금 1.6조원 중 업종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외국인 매도 폭이 크지 않다. 외국인은 현대차를 0.2조원 순매도했지만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각각 805억원, 0.2조원 순매수했다. 운수장비 업종 매도는 자동차 업종 외 종목에 집중됐다. 의약품과 운수장비 업종 수급은 세계 증시 흐름과 유사하다. 가장 차이가 큰 섹터는 IT다.

세계 IT 섹터 자금 유입 규모는 186.7억달러다. 기술주 고점 논란에도 IT 자금 유입 규모는 상반기 내내 꾸준했다. 외국인의 KOSPI 전기전자 업종 매도와 차이가 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 매도세를 삼성전자에 집중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 규모는 4.0조원으로 전기전자 전체 매도 규모를 상회한다. 전기전자 업종 시총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전자는 각각 2.0조원, 0.9조원, 0.3조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매도 이유를 기업 지배구조 관련 수급 이슈와 오너 리스크 등 정성적 부분에서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제외 전기전자 업종 시총 상위 종목은 세계 증시 추세와 유사하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정성적 주가 하락 원인이 감소할 경우 비어 있는 수급 채우기에 나설 수 있다. 외국인의 지난 3개월 삼성전자 매수 강도는 -0.5%로 하위 26% 수준이다.

# 무역 분쟁 결과에 주목할 필요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펀더멘탈 요인은 세계 경기와 KOSPI 기업 이익이다.

양호한 세계 경기는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다. 기업 이익은 외국인 수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세계 경기를 좌우하는 미국 경기는 여전히 호조세다. 제조업 경기 판단을 위해 ISM(공급자관리협회) 제조업 지수를, 소비 경기 판단을 위해 고용 지표에 주목한다.

ISM 제조업 지수는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과 밀접하다. 2003년 이후 ISM 제조업 지수와 KOSPI 외국인 수급 간 상관계수는 0.7이다. 미국 제조업 경기는 미국과 세계 GDP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양호한 제조업 경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로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6월 ISM 제조업 지수는 60.2pt로 전월(58.7pt)과 예상치(58.5pt)를 상회했다. 제조업 경기는 22개월 연속 확장 중이다.

고용 지표도 양호하다. 6월 비농가고용자 수는 21.3만명 증가해 예상치(19.5만명)를 상회했다. 93개월 연속 증가세다. 2018년 상반기 평균 증가 수는 21.5만명으로 지난 1년보다 속도가 빨라졌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2.7%로 전월과 동일했다. 노동 시간을 반영한 주간 소득 증가율은 3.0%로 전월(3.3%) 대비 소폭 하락했다. 임금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강하게 자극하지 않는 수준이었다. 증시가 실업률 상승에도 6월 고용 지표를 우호적으로 해석한 이유다.

6월 실업률은 4.0%로 시장 기대치(3.8%)를 하회했다. 실업률 상승은 경제 활동 참가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비경제 활동 인구가 고용 시장 강세로 구직에 나선 영향이다. 6월 경제 활동 참가자가 60.1만명 늘면서 전체 경제 활동 참가 비율은 62.9%로 상승했다. 경제 활동 인구 증가가 갖는 의미는 크다. 첫째 추가 개선이 어려워 보였던 고용 환경 개선 기대가 가능하다. 둘째 노동 시장 공급 증가로 임금 상승이 현재와 같은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노동길-곽현수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한 축인 기업 이익은 미중 무역 분쟁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라며 "무역 분쟁 심화 시 기업 이익이 감소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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