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책임 묻지 않는다'

삼성이 13일 발표한 미래기술육성사업의 특징 중 하나다.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한 결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고, 실패 원인을 지식자산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 연구자가 연구 주제·목표·예산·기간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제안하고 연구 목표에는 논문 및 특허 개수 등 정량적인 목표를 넣지 않는다.
그동안 논문 개수 등 획일적 잣대로 빛을 보지 못했던 인재를 발굴하고 블라인드 테스트 등 파격적 방식으로 지원과제를 선정하고 우수 과제의 경우 최대 10년간 금액 제안 없이 연구비를 제공한다.

매년 연구보고서 2장 이외에 연차평가와 중간평가 등을 모두 없애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국가 미래 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약 9600억원을 투입해 기술 연구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8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정보통신기술(ICT))를 설립해 민간기업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연구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2013년 8월에 시작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연구지원 사업이다

그동안 기초과학 149건, 소재기술 132건, ICT 147건 등 총 428건의 과제에 5,389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서울대·KAIST 등 국내 대학과 키스트(KIST)·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총 7,300여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대한민국 연구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줬다. 기초과학, ICT 기술, 소재기술 등에서 연구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연구과제들의 성공률은 대략 20∼30%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국 이사장은 “선정된 연구과제의 성공률이 20~30%만 돼도 크다고 본다”며 “연구결과가 유명한 논문에 실리는 것보다는 연구자 자신이 세계적인 학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장재수 미래기술육성센 전무는 "연구비 지원뿐만 아니라 삼성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 차별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성과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무는 “전문가들이 볼 때 하면 될 것 같은 과제보다는 실패 확률이 매우 높은 과제가 주로 선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지원과제 선정부터 파격적이다. 연구자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블라인드 연구제안서’를 심사위원들이 1박 2일간 합숙하며 토론으로 뽑는다. 이후 연구자 발표·해외심사에 노벨상 수상자 등 2000여명의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참여한다.

연구결과에 그치지 않고 특허출원과 창업까지도 지원한다. 전문 변리사를 통해 특허출원을 돕고 투자 알선과 마케팅 지원을 포함한 창업 멘토링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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