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식시장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대응 전략이 무색하다. 내부적으로는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피크아웃 논란이 아프다. 밖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들이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정말이지 변수가 너무 많다.

그런데 어려울수록 시장에 좀 더 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외 변수를 따져보고, 글로벌 경제의 앞날을 예측하며, 복잡한 교역 환경의 함수를 계산하는 일은 뒤로 좀 미뤄보자.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어보자. 글로벌 보다는 우리나라에 집중해보자. 기업들의 수출 여건 보다는 우리의 삶과 소비패턴의 변화에 눈을 돌려 보는 거다. 그런 관점에서 어려운 시장이지만 의외로 쉬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어려운 시장, 쉬운 투자: 세 가지 투자 아이디어

투자 아이디어 1) 대한민국 Trend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가 급변할 때, 주식시장의 반향도 뜨겁다. 2012년의 싸이發 엔터주 강세, 2014년 ~ 2015년의 모바일 게임주 돌풍, 2016년을 전후한 ‘Cosmeceutical: Cosmetics + Pharmaceutical’ 시장 확대가 대표적이다.

투자 아이디어 2) Ten Bagger의 잠룡(潛龍)들. 주식시장은 늘 부침을 겪지만 그 과정에서도 꿈의 수익률인 10루타 종목은 항상 존재했다. 그리고 우리 주식시장에는 유독 소비재 중 Ten Bagger 종목이 많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자주 소비하는 기업을 눈 여겨 봐야 할 때다.

투자 아이디어 3) 역발상 투자로 미래의 승자 찾기. 주식시장에서 공포는 곧 기회와 행운의 다른 말이다. 억울하게 낙폭이 과대한 종목 중 미래의 승자를 찾아 보자.

투자 아이디어 1) 대한민국 트렌드 변화: 워라밸·소확행·공유경제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거대한 3가지 트렌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1) 워라밸(Work & Life Balance)로 표현되는 생활 양식의 변화 2) 소확행(小確幸) 이라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 3) 공유경제(렌탈 포함)가 바로 그것이다. 각각의 트렌드 변화가 기업 가치에 최적화될 종목을 찾아 보자.

[워라밸] 주 52시간 제도 도입이 불러올 일과 삶의 균형 문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해당 정책 시행으로 평균 하루 1시간의 여가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1시간을 소비하는데 있어 가장 매력적인 아이템이 컨텐츠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컨텐츠를 제작하고 유통시키는데 있어 독보적 지위와 경쟁력을 보유한 CJ ENM, 컨텐츠 소비 시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DATA 트래픽을 고려한 통신대장주 SK텔레콤이 투자 1순위다.

[소확행(小確幸)]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넘어 ‘가능한 한도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비’를 의미하는 ‘Small Luxury’에 주목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의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닌, 지금의 나를 소중히 여기는 소비패턴의 변화가 핵심이다. 호캉스 열풍이 대표적 현상이다. 대표종목으로 아난티를 제시한다.

[공유경제(렌탈)] 국내 렌탈 시장의 성장이 거침이 없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함이 돋보인다. 초기의 정수기 중심의 외형확대를 벗어난 지 오래다. 침대와 매트리스, 공기청정기는 물론이고 자동차와 주차장도 빌려 쓰는 시대다. 코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위 업체인 SK매직의 렌탈계정 누적수가 145만인데, 코웨이는 국내만 500만이 넘는다.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렌탈 비즈니스에서 만큼은 남다른 DNA를 보유한 것이 확실하다.

 

투자 아이디어 2) Ten Bagger를 꿈꾸는 잠룡들: Trend Setter·新제품·新시장

주식시장에서 Ten Bagger, 즉 10루타는 꿈의 수익률로 불린다. 그런데 과거 우리 주식시장에서 10배 이상 주가가 올랐던 종목들을 찾아보면, 유독 소비재가 많다. 멀리서 찾지 말고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고 지갑을 열어 소비하는 종목들에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Trend Setter] 시대적 변화에 올라타, 비가역적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은 플랫폼의 시대고, 오감만족(五感滿足)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대한민국에서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최소한의 저항으로, 쉽게 열도록 만드는데 남다른 재주를 지닌 카카오가 최우선 순위다. CJ도 10루타 종목의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키는데 있어 최적화된 기업인데 주가는 역사적 저점에 머물러 있다. 최고경영진의 복귀와 사업재편이 맞물린 지금이, 잔뜩 움츠린 CJ를 사기에 최적의 시점이다.

[新제품 출시] 매력적인 신제품이 출시돼, 브랜드파워 구축까지 이어지는 경우라면 그 역시 Ten Bagger의 후보가 될 수 있다. 후보군으로 화승엔터프라이즈와 삼양식품을 제시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 운동화의 OEM/ODM 업체다. 전세계적 반미감정으로 나이키의 시장을 일부 뺏어올 수 있다. 결정적으로 고가 라인업 생산을 본격적으로 맡기 시작했다.

재주는 아디다스가 부리고 돈은 화승엔터가 버는 국면을 기대해 본다. 불닭볶음면 돌풍의 삼양식품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잘 키운 제품 하나가 회사의 명운을 바꿀 태세다.

[新시장 개척]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 경쟁력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초기 단계의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할 것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지금의 이야기다. 가정에 가스보일러 적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No.1 경동나비엔의 중국 No.1 등극을 기대해 본다.

 

투자 아이디어 3) 역발상 투자: 4차 산업혁명(S/W)·사업재편·Big cycle 中 일시적 조정

역발상 투자는 주식시장의 영원한 테마다. 지금 필요한 기준은 단순이 낙폭만 큰 것이 아니라 다음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후반기 약진이 기대되는 Software 대표종목, 업계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으로 퀀텀 점프가 예상되는 기업, Big cycle 중 일시적 노이즈로 주가가 단기 하락한 종목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4차 산업혁명(S/W)]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있기 전, 반도체 주식의 퍼포먼스는 참담했다. 그러나 이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가 촉발한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투자 시기에 반도체 주식은 명실상부 글로벌 증시의 주도주로 등극했다. 지금의 S/W 기업들이 마치 2016년 3월 이전의 반도체 주식과 비슷하다. 4차 산업혁명의 후반기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주가가 부진하다. 지금부턴 수확기에 진입할 때다. 규제 이슈까지 맞물려 장기간 주가 조정이 진행된 NAVER를 공략할 시점이다.


[사업재편] 업계 구조조정이 한참인데, M&A 등 사업재편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올리며 과점적 사업자로 올라서는 기업이 있다면 놓쳐선 안 된다. 현대리바트가 눈에 밟힌다. 2015년 고점 대비 주가는 70% 가까이 하락했다. 그런데 2017년 현대H&S와의 합병에 이어,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그룹에서 한화L&C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시너지가 본격화된다면 현대리바트의 종합인테리어 업체로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Big cycle 中 일시적 조정] 기본적으로 장기 성장사이클의 경로를 걷는 가운데 일시적 조정은 절호의 매수 기회다. 코스맥스가 이와 같은 경우다. 사드 이슈 이후 주가가 정체상태지만 글로벌 No.1 OEM/ODM 업체로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염가할인에 동참하자.


<글: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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