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개발 계획이 나온 지 7주 만이다.

최근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서울 집값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이 정부와 사전조율없이 성급하게 발표되면서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정부 안에서도 강한 비난이 제기됐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며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개발은 이미 이전에도 발표한 내용이고, 추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그럼에도 이 계획이 재개발 관점으로 해석되고, 관련 기사가 확산하며 부동산 과열 조짐이 생기는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 차 찾은 싱가포르에서 동행한 기자단에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며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의 높이는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용산에 대해서는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구간에 MICE 단지와 쇼핑센터가 들어올 것"이라며 "철로 상부 공간을 덮고 대학 캠퍼스, 도서관, 병원이 들어서게 한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센강 좌안)' 프로젝트와 유사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개발 재추진 시점에 대해선 "주민과 정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정교하게 추진하겠다"며 "예상치 못했던 투기·과열이 일어나며 지금까지처럼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여의도와 용산을 전면 철거하고 새롭게 무엇을 개발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었다"며 "개별 아파트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난개발이 일어나면 곤란하므로 마스터플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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