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미국 경기기대가 촉발한 장기금리 상승세

미국 장기금리 급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찬 물을 끼얹은 한 주였다. 주 초반, 북미지역 NAFTA 재협상 타결(USMCA 출범)로 상승탄력 받던 미 증시는 주 중반 미 고용지표 호조와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한 여러 위원들의 강한 미 경기 자신감이 매파적 성향 강화로 해석, 미 장단기금리가 급등하며 조정을 받았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은 여타국 장기금리들에도 상승압력을 가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달러지수는 미 장기금리 상승과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미국 금리의 경우 단기보다는 장기금리 상승세가 더 강했다는 점과 기대물가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제한되었다는 점 등을 감안 시 연준의 가속화 경계보다는 미국 경기전망 강화가 더 크게 반영된 현상으로 해석된다.

삼성선물 최서영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미국 증시 조정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과 여타국간의 격차 확대가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앞으로도 계속 미국‘만’ 좋다면…

미국 10년 국채금리 급등이 또 다시 금융시장 변동성의 주범으로 등장했다. 지난 연초의 급등세 이후 최근 약 4개월간 2.8~3.1% 범위 내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던 미 10년 국채금리는 지난주중 3.244%를 고점으로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융시장 경계를 높였다. 25.2bp까지 저점을 낮췄던 미 10년-2년 장단기금리차는 상대적인 장기금리 상승세 강화로 34.8bp로 확대됐다.

연초와 차이점이 있다면, 당시는 유가가 촉발한 미 기대물가 급등이 10년 금리를 높인 주범이었다면 이번에는 강한 미 경기 기대가 주 요인이었다. 9월 ADP 민간고용은 전월비 +23.0만명으로 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전월 +16.8만명) 9월 ISM 비제조업 지수는 61.6으로 전월(58.5)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주말 중 발표되었던 9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13.4만명으로 예상치 (18.5만명)를 하회했으나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허리케인 영향으로 해석하며 그보다는 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실업률 3.7%에 주목했다.

미국 고용시장은 경기확장기 후반부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기업들의 높은 구인건수는 노동수요 측면에서 흡수여력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고용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계층(경제활동참가율)의 흐름이 향후 미 고용시장 개선세 지속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강한 미 경기전망 그 자체가 호조로 인식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연준 때문이다. 지난 2일 파월 의장이 연설을 통해 내비친 미 경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은 연준의 긴축 스탠스 강화 전망에 힘을 실으며 금리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 경기 전망 강화는 자연스럽게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강화로 연결된다. 신흥국에 부담이 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경기 대비 금리인상’ 스탠스로 보았을 때, 파월의장이 더 매파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 금융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제한될 수 있는 이유이다. 지난 2일 파월의장 연설의 주제는 “고용시장 개선세 지속(4% 미만의 실업률)과 물가안정(2% 부근)의 조합이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이 현실화되기에는 너무 긍정적이지 않느냐(too good to be true)”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일반적으로, 낮은 실업률의 장기화는 곧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낮은 실업률+낮은 물가”의 조합이 장기간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파월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구조적 변화인 ‘완만해진 필립스커브의 기울기’로 연준의 장밋빛 전망을 뒷받침했다. 필립스커브의 기울기 완화는 고용시장과 물가간 관계 약화를 의미한다. 향후 미국 실업률이 추가로 낮아지더라도 물가급등을 우려할 필요성이 낮아졌음을 언급한 것이다.

그리고 파월의장은 그 배경으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물가목표제(2%) 도입을 꼽았다. 중앙은행의 물가관리 의지가 기대물가를 안정시키면서 물가안정에 기여했음을 언급한 것이다. 즉, 미국 고용시장이 추가로 개선되더라도 연준의 ‘물가목표제’와 그로 인한 기대물가 안정이 물가 변동성을 낮은 수준에서 유지시켜줄 것으로 전망했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파월의장의 연설은 매파적 신호를 강화한 내용이었다기보다는 미 경기에 대한 자신감과 동시에 그럼에도 긴축 속도를 더 강화하지 않고,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물가안정)를 설명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미국과 여타국간 벌어진 격차가 수렴되기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 금융시장에서 가장 매파적으로 해석됐던 발언은 파월 의장이 장기균형금리 수준이 아직 현 금리수준과 거리가 있음을 언급한 점(a long way from neutral)이었으며 윌리엄스 연은총재 또한 유사한 발언을 했다(ways to go).

금리 측면에서 보면 매파적이지만 장기균형금리는 곧 미 경기의 체력을 반영하는 지표이다.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가 미국 금리상승의 배경이라면 미국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될 것이다.

최 이코노미스트는 "하지만 미국에 비해 성장동력이 약한 주변국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신흥국들의 경우 자체 동력으로는 회복을 꾀하기 어려우므로 미국의 경기상황과 연준의 인상 스탠스에 당분간 자산가격이 좌우될 텐데, 아무리 연준이 아무리 연준이 점진적인 인상스탠스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미국과의 격차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만의 호황과 그로 인한 추가적인 격차 확대 장기화는 신흥국 자산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view] 연준위원들 연설, 미국 물가지수, 중국 유동성 지표

이번주에는 여전히 미 장기금리와 연준의 스탠스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만큼 연준 위원들의 연설(불라드, 윌리엄스, 하커, 에반스, 보스틱 총재)이 주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물가지표들(9월 CPI/PPI/수출입물가)도 관심사항이다. 장기금리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전월에 이어 둔화되면서 연내 고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하는 파월 의장의 물가전망을 뒷받침할 지의 여부에 시장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중국 9월 수출입과 유동성지표(M2/신규위안대출/사회융자총액) 지표들에서는 미중 무역마찰의 부정적 영향과 정부의 유동성정책 강도가 가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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