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내 성장률은 전기비 0.6%(전년비 2.0%)를 기록했다. 전기비 성장률 기준으로 보면 2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작년 3분기 성장률이 전년비 3.8%를 기록한 탓에 전년비 성장률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번 3분기 성장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현상이 개선되기보다는 더욱 악화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모두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올해 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문제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선행지표들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기계수주는 7~8월 평균 0.4%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그나마 공공부문에서 늘어난 것으로 메꾸고 있는 형편이다. 내수경기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는 비제조업의 기계수주는 7~8월 전년비 14.7% 감소해서 단기간 개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민간소비가 전기비 0.6% 증가한 것에 다소 안도할 수 있으나 추석효과와 자동차 개소세 인하 효과를 고려한다면 이것 또한 지속성을 장담하기 힘들다. 실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은 전기비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동차 판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체감적인 내수경기와 동떨어져 있다.

대표적인 소득지표인 국내총소득이 전기비 0.2% 증가에 그쳤고, 현재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정책으로 인해 가계의 저축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을 고려해 보면 9월 추석효과가 사라지는 10~12월의 소비 지표는 매우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보건 및 사회복지가 전기비 4.1%로 올해 상반기 평균 0.5% 증가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 정책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4분기 성장률은 전년비 기준 2.2% 성장에 그치며 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인 2.7%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3분기 성장률 지표는 한국경제가 사실상 경기침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판단된다. 정부의 재정정책효과와 낙수효과가 사라진 국내수출 경기 호조 등으로 전체 성장률은 유지되고 있으나 그 내용은 매우 안 좋다.

한국투자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지금은 2013년 3월 이후 시작된 경기회복과 확장국면을 마무리하면서 수축국면으로 들어가는 초입이라고 판단된다"며 "이러한 경기여건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당위성을 갖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연이어 나온 상황에서 금리 카드를 쓸 만큼 시급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또한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인해 내년도 소비자 물가가 0.2~0.3%p 정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 지금 당장 금리를 인상해서 얻을 이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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