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고용보험', '노란우산공제', 'IRP'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563만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10.4%), 독일(10.4%), 미국(6.3%) 등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그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당장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니 노후준비와 같이 먼 미래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잘 돼도 걱정이고, 안 돼도 걱정이라고 한다. 잘되면 세금이 문제고, 안되면 생존이 문제다. 그래서 세금은 줄이면서 폐업 후 사업재기와 노후생활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안전장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자영업자 고용보험'  자영업자도 폐업하면 실업급여 받는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직장인들은 본인이 원해서 퇴직한 것이 아니라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업급여가 직장인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자영업자도 본인이 희망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홀로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나 50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는 개업일로부터 5년 이내에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얼마나 내야 할까? 소득이 불규칙한 자영업자 특성을 고려해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수월액을 7개 등급으로 나누고, 가입자가 형편에 맞춰 보험료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료는 보수월액의 2.25%이다. 실업급여는 최소 1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고, 매출 감소나 적자지속, 자연재해 등 불가피한 사유로 폐업한 때 받을 수 있다. 법령을 위반하거나,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거나, 자발적으로 폐업한 때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실업급여는 선택한 보수월액의 50%를 받는다.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기간에 따라 최소 90일부터 최장 180일 동안 받는다.

실업급여를 가입하는 것이 득이 될까? 이는 납부 보험료와 실업급여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자영업자가 7등급으로 1년간 보험료를 납부하고, 매출 감소로 폐업했다고 치자. 이 경우 1년간 납입한 보험료는 491,400원인데 반해, 90일 동안 받는 실업급여는 2,730,000원이나 된다. 물론 사업이 잘 돼 실업급여를 받을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두는 것 역시 중요하다.

2. '노란우산공제' 소득공제도 받고, 채권압류도 피한다

폐업을 하더라도 부채가 없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사업에 실패해 빚을 지면 채권자들로부터 재산압류가 시작된다. 상황이 여기까지 가면 다시 일어서려고 해도 재기 자금이 없거나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그래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압류로부터 안전한 자산을 마련해 둘 필요가 있는데, 이때 자영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노란우산공제다.

소기업∙소상공인 범위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대표자라면 누구나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 월 5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 1만 원 단위로 가능한데, 복리로 적립된다. 저축금액에는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공제 한도는 소득에 따라 다른데, 연간 사업소득이 4000만 원 이하면 500만 원, 4000만 원 초과 1억 원 이하이면 300만 원, 1억 원 초과이면 20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금은 사업자가 폐업하거나 사망하면 수령할 수 있다.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공제금이 1,000만 원 이상이고 60세 이상이면 분할 수령(5년, 10년, 15년, 20년)할 수도 있다. 이때 공제금은 법에 의해 압류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거나 사업재기를 도모할 수 있다.

 

3.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간 700만 원 세액공제받고, 연금 받는다

최근 IRP(개인형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자영업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본래 IRP는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2017년 7월 26일부터 가입대상이 확대되면서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입대상 확대 이후 2017년 연말까지 IRP에 가입한 자영업자는 20만 2,000명(적립금 5,199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RP에 가입한 자영업자가 늘어난 까닭은 세제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IRP에 저축금액은 연간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종합소득이 연간 4000만 원 이하인 자영업자는 저축금액의 16.5%, 이보다 소득이 많으면 저축금액의 13.2%에 해당하는 세금을 환급받는다. 연간 700만 원을 저축하면 저소득자는 최대 115만 5,000원, 고소득자는 92만 4,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혜택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일반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이자와 배당에 매년 15.4%에 소득세가 부과되지만, IRP는 저축기간 동안에는 운용수익에 과세하지 않는다. 적립금과 운용수익은 55세 이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때 비교적 낮은 세율(3.3~5.5%)의 연금소득세만 납부하면 된다. 그리고 연금수령액이 연간 1200만 원 넘지 않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과세 하지도 않는다.


<글 :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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