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 그 자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와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와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보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고 협업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에 공감하게 된다.

IT, 유통,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동종업체 혹은 이종업체 간 협업도 일반화되는 추세다. 협업과 상생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는 자투리경제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협업사례를 소개하고 협업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편집자주>

# "좋은 협력 파트너들과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와서 서비스를 진화시켜나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최태원 SK그룹회장)

#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배터리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겠다"(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국내 주요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란 경영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기만의 영역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오픈 마인드를 통한  교류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주고 받는 과정에서 생각하지도 못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이는 곧 시너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제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과 공유의 시대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22일 이규성 칼라일그룹 공동대표가 초청한 단독대담에서“이제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시대"라면서 "외부 기술을 더 많이 수용해야 한다”며 공유와 협업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함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미래 성공요소라고 말했다.

칼라일그룹 공동대표가 초청한 단독대담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본인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약 30분간 영어로 대담을 나눴다.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칼라일그룹 공동대표가 초청한 단독대담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본인의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약 30분간 영어로 대담을 나눴다. 사진= 현대차그룹

정 부회장은 향후 5년 동안 차량 경쟁력 강화(30조6000억원)와 미래기술 투자(14조7000억원) 등 R&D에 4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 키워드가 ‘품질 경영’이었다면 정의선 시대의 키워드는 ‘고객 경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은 ‘고객’"이라며 “서비스•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거나 차량을 제조할 때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고객 중심으로 회귀가 필요하다”며 “현대차그룹 모든 직원은 고객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우리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제품•비즈니스 구조를 혁신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과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 LG화학, 해외 스타트업과 협력해 배터리 신기술 개발

LG화학은 지난 4월10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더 배터리 챌린지' 피치데이(스타트업의 기술•비즈니스 전략 발표회)를 열고 스타트업 5곳을 최종 수상팀으로 선정했다. 

'더 배터리 챌린지'는 LG화학이 배터리업계 최초로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전이다. 지난해 8월 서류접수를 시작해 27개국의 스타트업 129곳이 지원해 약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6곳, 영국 1곳 등 총 7곳의 스타트업이 참석해 각각의 기술 및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LG화학은 혁신성, 기술상용화 가능성을 중심으로 미국 4곳, 영국 1곳의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LG화학은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 5곳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최대 총 200만 달러의 지분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LG화학
사진=LG화학

이번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한 참가팀들은 리튬메탈 전지 등 차세대 기술을 비롯해 배터리제어시스템(BMS), 공정 및 품질 등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배터리 개발에 접목한 아이디어도 소개됐다.

LG화학은 최종 선발되지 못한 124곳의 스타트업은 후보군으로 두고 필요시 기술평가 및 투자 등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사장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서 신기술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배터리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태원 회장 "파트너와 이용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판을 짜야"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6월30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SK ICT 패밀리시 임직원 300명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에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이 CEO와 함께 공동으로 임직원들과 경영현안과 미래전략에 대해 소통한 것은 이번 SKT 타운홀 미팅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좋은 협력 파트너들과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들어와서 서비스를 진화시켜나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비즈니스 파트너와 이용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판을 짜는 것이 SK가 추구하는 고객 행복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5G와 AI를 발판으로 기존 통신 컴퍼니를 넘어서 최고의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30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SK ICT 패밀리사의 5G 및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해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사진=SK텔레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30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SK ICT 패밀리사의 5G 및 인공지능(AI) 전략에 대해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사진=SK텔레콤

그는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CDMA(코드 분할 다중 접속 방식) 상용화 역사는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큰 도전이었다"며 "AI와 5G시대에 모든 기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는 만큼 초기에는 작더라도 성공의 경험을 쌓아서 역량을 내재화할 수 있는 '스몰 스타트'를 통해 고객 기대치를 맞춰나가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공급자 관점이 아닌 고객 중심적 사고로의 혁신"이라면서 "상품 출시 자체나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AI에서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은 고객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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