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가계대출 증가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통화정책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지금은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변동이 그대로 가계대출이나 집값 변동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올해 5%대 중반 수준의 가계부채 증가율을 예상했는데 현재 수준으론 4%대에 그칠 것 같아 오히려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예상만큼 높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가계부채에만 신경을 쓸 경우 자칫 경기침체 및 성장률 저하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위원장은 "국가채무비율 30%대를 지켜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을 택할거냐, 필요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재정지출하되 40% 넘길거냐 선택의 문제"라며 "쌀이 얼마 안남았으니 먹지 않고 굶어죽는 것보다는 쌀을 먹고 힘을 내서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주변의 여러 여건을 감안했을 때 허리띠를 죄고 참느니 적극적인 재정확대정책을 통해 지금의 경기 위축 상황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은의 금리 인하를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것으로 나름의 금리인하 논거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기준금리 추이. 출처=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출처=한국은행

 

금리가 인하될 경우 가계부채 증가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옥죄일 경우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로 가계대출 증가나 집값 상승이 나타난다면 다른 장치를 동원해 차단하는 식으로 대응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오는 7월이나 8월중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5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대응과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각각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다”고 밝혔다.

iris-park@jatu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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