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여사 입니다.

조직생활  20년 넘게 한 이제 갓 50대에 진입한 대한민국 주부입니다.

남편 생존. 20살 넘긴 자녀 둘.

이 코너를 통해 이런 저런 세상살이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원래 호시탐탐(虎視眈眈)이란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이 코너에서 말하는 호시탐탐(好時探探)이란 한번 사는 인생 죽는 날까지 즐겁게 배우고 탐구하며 도전정신으로 살고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합니다. <편집자주>

‘팀장님, 인생의 목표가 제 이름의 아파트 소유일까요?

얼마 전 30대 중반 사회생활 8년 차 후배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양가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 성수동 아파트 전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후배다. 아시는 것처럼 서울 집값이 하늘을 찌르듯 성수동 아파트 전세가격 또한 어마어마하다.

이 후배가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돈을 버는 이유가 본인명의 아파트 소유를 위해서인지, 이를 위해 자신이 정말 살아 보고 싶은 삶에 대한 실현은 포기한 채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게 맞는 건지 회의가 들어 요즘 답답하다고 한다.

더욱이 부모님을 포함해 회사 동료조차 이구동성으로 전세에서 자기 집으로, 20평에서 30평으로 늘려 가는 게 맞다는 말을 한다.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사랑하는 후배가 물으니 부족하지만 답을 했다.

“왜 아파트에만 포커스를 맞춰요? 아파트란 주거 공간에 정착하면 웬만하면 20~30년 이상 사는데 이 기간 동안 매월 내는 관리비 총액을 계산하면 웬만한 빌라 한 채 값인 거 알아요? 주거안정을 원한다면 살기 적당한 빌라나 주택을 사고 나머지는 여유자금으로 적립해 꼬마빌딩 매입기회를 노리던가, 낡더라도 근린상권용도 가능한 주택을 매입 고쳐 살다가 원할 때 신축해서 주거와 퇴사후 제2의 삶을 펼칠 장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후배님, 예전부터 북카페 하고 싶다 하지 않았나요?”

“하하, 회사를 그만 두면 전 아담한 요가센터를, 아내는 사랑하는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카페를 하고 싶어해요.”

후배에게 파주 어느 지역의 저녁 있는 삶을 얘기해 줬다. 아는 분 소개로 방문했는데 아담한 평수의 3층집 구조인데, 각 층별로 한 세대씩 독립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다고 했다.

거래가격은 2억원 중후반이고 각 집마다 주차장과 작은 앞 마당이 있었다.  사시는 분들의 취향대로 건물 외관 색깔과 장식이 조금씩 다른 집들도 눈에 띄었다.

방문한 주말 저녁 때 부모와 자녀들이 나와 한 켠에 누군가 설치한 스크린을 통해 부모들은 영화를 보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담소를 즐기고 아이들은 또래끼리 열심히 놀고 있었다.

‘TV에서 많이 본 장면인데 여기도 그렇게 사는구나’ 라는 느낌과 주차장의 차들이 소위 말하는 비싼 차종들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추구하는 삶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 가에 따라 누리는 삶의 여유도 다른 것 같다.

그 후배와 대화를 하면서 오늘도 허리가 휘청이도록 일하는 후배들이 떠올랐다.

보통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은 수입의 30% 넘기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는 40~60% 정도다.

그렇게 힘들게 마련한 아파트의 등기상 소유자는 본인으로 돼 있지만 완전 소유상태는 아니다.  은행대출과 상당기간 불편한 동거를 해야만 비로소 본인 것이 된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부모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평균적이고 통일된 삶의 기준 때문에 다른 삶을 위한 선택이 쉽지 않다.

똑똑한 후배님들이니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흥해라 후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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