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자투리라 생각되었던 버리는 것들의 재활용
●폐유 활용 다양한 재활용 방법, 폐식용유가 벙커C유로 재탄생

새것이 곧 좋은 것이라는 시대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경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를 저성장 시대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간신히 대한민국이 다시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고 침체한 내수 시장을 독려한다 한들 지난날의 고성장시대가 올 것은 요원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돌파구를 그동안 버려졌던 자투리, 헌 것, 있던 것에서 찾는 이들이 등장했다. 새로운 가치로 등장한 자투리에 주목해 보자.<편집자주>

식용유 찌꺼기, 윤활유, 엔진오일 등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500만 톤의 폐유가 발생하고 있지만 거의 재활용되지 않고, 최대 96%의 폐유가 소각되거나 자연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간 폐유발생량은 100만 대의 탱크 트럭이 2만3000km를 줄지어 서 있을 정도의 엄청난 양으로, 이 거리는 남극과 북극간 거리보다 더 길다고 한다. 또한 미국석유협회(API)에 따르면 1 리터의 폐유는 최대 100만 리터의 식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폐유를 수거해 새로운 에너지로 재활용을 하고 있는 사례들을 찾아보자.

● 폐유 재활용의 다양한 사례

폐유를 재활용하는 것은 원유에서 오일을 정제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폐유를 재활용하는 것은 원유에서 오일을 정제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폐유의 재활용은 상태에 따라 다양한 공정을 통해 폐유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고 용도에 따라 반복해서 변환시킬 수 있다. 폐유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공장 또는 대규모 사업체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여과 시스템을 갖추고 폐유의 불순물을 제거해 오일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폐유는 석유정제공정에 투입돼서 가솔린을 생산하거나 정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윤활유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 폐유를 소각 처리해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이 공정에서 폐유는 여과 공정을 거쳐 물과 오염물질을 제거하며, 소각시켜 난방 또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공정은 폐유가 한번 소각되면, 다시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선호도가 가장 낮은 방법이다.

폐유를 재활용하는 것은 원유에서 오일을 정제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2.35리터의 윤활유를 생산하기 위해 약 42갤런의 원유가 사용되지만 1갤론의 자동차 폐유로 동일한 양의 윤활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폐유를 정제해 재사용함으로써 오일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고, 새로운 원유 구입을 감소시켜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궁극적으로 유한한 에너지 자원을 대체하는 한편 폐기 처리되는 오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한한 화석연료 자원이 고갈 위기에 직면하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식물성 기름이 대체연료로 부상하고 있다. 연료로 사용 가능한 식물성 기름은 SVO(Straight Vegetable Oils)와 폐 식물성 기름이다.

폐 식물성 기름의 경우에, 전 세계 일반 가정을 비롯해 튀김류를 다루는 패스트푸드와 음식산업에서 엄청난 양이 발생하고 있으며, 정제 과정을 통해 벙커 C등으로 재탄생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식물성 기름을 연료로 만드는 공정에서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식물성 기름이 점점 배제될 것으로 예상돼 폐 식물성 기름의 활용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폐식물성 기름은 화석연료 기반의 디젤을 대체하고,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바이오디젤로 정제하거나 차량용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SVO로 변환할 수 있다.

● 폐식용유의 재발견

우리나라도 베트남, 태국 등에서 폐유를 수입해 벙커C유로 재활용하는 업체들이 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 태국 등에서 폐유를 수입해 벙커C유로 재활용하는 업체들이 있다.

식물성 기름은 휘발유와 디젤에 비해 오염 발생을 줄이는 한편 연비가 좋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쉽게 생산되고, 폐 식물성 기름을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어 외국산 원유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사고 발생 시 자동차가 화염에 휩싸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차량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을 차량용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엔진 변경 작업이 수반되고, 엔진 구동 시 날씨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식물성 기름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존재하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나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폐유를 유용하게 재활용하는 한편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중 하나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한 때 깊은 밤을 틈타 불법으로 폐기되던 상당량의 폐식용유가 유럽에서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폐식용유가 유럽에서 수요가 많은 일종의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유럽연합은 향후 폐식용유와 지방에서 유래한 바이오디젤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2030년까지 신선한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거된 폐식용유는 음식 찌꺼기 등의 불순물을 여과시킨 후에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아시아의 폐식용유 산업은 2~3년 전만 해도 약 5억 달러 규모였지만, 최근 몇 년간 폐식용유 수거업체와 거래업체 수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 태국 등에서 폐유를 수입해 벙커C유로 재활용하는 업체들이 있다.  

버리는 데 골치아픈 폐유들도 잘 모아서 활용한다면 환경도 보호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튀김을 하고 남은 식용유를 싱크대에 버리지 말고 올바르게 배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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