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돈을 조금씩 투자하는 만큼 당장 큰 돈이 되지 않겠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또하나의 대안투자가 될 수도 있다.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자투리 돈은 조금씩 투자하는 만큼 당장 큰 돈이 되지 않겠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또하나의 대안투자가 될 수도 있다.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저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을 조금이라도 굴려보려는 '짠테크족'이 늘면서 핀테크 업체와 신용카드사들도 앞다퉈 '잔돈 재테크'를 겨냥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잔돈을 투자하라(Invest your spare money)’

저성장 시대를 맞아 물건 구매 시 발생하는 거스름돈을 모아서 투자하는 자투리 ‘잔돈금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큰 마음먹고 본격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평상시 모바일 거래 등을 통해 남은 잔돈을 자동적로 투자하게 끔 한다는 점에서 기존 투자패턴과는 다른 방식이다.

자투리 돈을 조금씩 투자하는 만큼 당장 큰 돈이 되지 않겠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또하나의 대안투자가 될 수도 있다. 잔돈에 불과한 자투리 돈이 수천~수만명을 통해 모으면 목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사회 초년생이나 금융소외계층에 합리적 지출 가이드를 제공하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에 쉽게 접근하는 ‘넛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넛지 효과는 강요 없이 유연한 방식으로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 앞으로 소액 투자 활발해질 것…맞춤형 서비스 개발 나서야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이르면 연내에 신용카드 이용자의 카드결제 자투리 금액을 모아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어 5건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자투리 금액 해외 주식투자는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가 신청한 서비스로 소비자가 자투리 투자금액을 하루 1만 원 미만, 1000원 미만 중에서 고르면 신한카드는 카드이용자의 소비정보를 금융투자회사가 보유한 투자활동 데이터와 결합·분석해 소비자에게 맞춤형 해외주식을 추천한다. 하루 투자 한도는 2만원이다.

신한카드 이용자가 자투리 금액으로 ‘1000원 미만’을 설정해 놓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4100원) 결제하면, 900원이 자동투자금액으로 산출되는 식이다. 이렇게 모아진 잔돈이 일정금액 이상이 되면 해외주식(소수점 매매 서비스)에 투자해준다, 한국과 달리 해외주식은 소수점 투자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당 약 200만원인 아마존 주식을 2만원대(0.01주)에 살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해외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토스 · 카카오페이, 20~30대 젊은층 겨냥한 잔돈금융 서비스 강화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도 증권업에 진출한 이후 잔돈금융 서비스에 나설 전망이다.

토스는 토스 카드로 1000원 미만의 잔돈이 발생하면 자동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은 상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주 사용자가 20~30대 젊은층이라는 점에서 잔돈금융이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11월 기준 1000만명, 카카오페이는 올 3월 말 기준 28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이렇게 해서 모은 투자금으로 비대면 국내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면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지만 자금 여력이 없어 망설였던 젊은층들은 물론 일반 직장인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같은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소액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5년 7월 코넥스 시장에 대한 소액 투자 전용계좌를 도입했으며, 별도의 은행 설립 없이 인터넷 서비스만으로도 금융 거래가 가능한 인터넷전문 은행 추가 설립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와 토스 역시 주요 고객이 20~30대이고, 송금 및 결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잔돈금융) 서비스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금융소비자의 수요에 맞춘 혁신적 금융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도 해외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참고해 국내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가정에서 잠자는 국내 잔돈과 여행 후 남은 외국 잔돈, 포인트로 모아 쓰세요.”

우디(대표 권봉균)는 가정에 쌓아놓은 내국환 잔돈과 환전이 어려운 외국환 잔돈을 버디코인 키오스크와 앱을 이용해 현금성 재화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잔돈을 키오스크에 투입하고 발급된 QR코드가 포함된 영수증을 앱으로 촬영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버디코인이 만든 키오스크에 미국과 일본, 유럽 등 18개국 외화 동전, 국내 지폐와 동전을 넣으면 파리바게뜨, 뚜레주르, 스타벅스 등에서 쓸 수 있는 기프티콘이나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다. 수수료는 20% 내외다. 우디는 향후 외화 지폐도 가능한 키오스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버디코인으로 적립된 포인트는 각종 페이나 모바일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현재 CGV, 페이코와 계약을 완료했고 CGV 분당지역 5개점과 분당 야탑의 테마폴리스 등에 7개 키오스크를 설치해 시범운영 중이다. 이마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도 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협의 중이다.

권봉균 대표는 “아날로그 금융이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고자 한다”며 “내년 지방자치단체, 공항, 지하철역 등 교통 시설에도 키오스크 설치 및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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