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에는 주차장, 저녁엔 오래된 전통 골뱅이치킨집으로
● 낮에는 카레전문점, 저녁엔 호프집으로

새것이 곧 좋은 것이라는 시대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경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를 저성장 시대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간신히 대한민국이 다시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고 침체한 내수 시장을 독려한다 한들 지난날의 고성장시대가 올 것은 요원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돌파구를 그동안 버려졌던 자투리, 헌 것, 있던 것에서 찾는 이들이 등장했다. 새로운 가치로 등장한 자투리에 주목해 보자.<편집자주>

사람이 북적거리는 곳도 시간에 따라 비어있는 공간(空間)이 된다. 이러한 비어 있는 공간을 시간에 맞게 공유하는 것이 나눔-공유경제의 한 형태이다. 낮에는 주차장이었던 공간이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전통의 노포집으로 변신하고 낮에는 직장인들의 점심을 해결해주는 카레뷔페였던 곳이 저녁에는 호프와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멋진 데이트 장소로 변신한다. 도심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투리공간의 활용사례들을 만나 보자.

● 낮엔 주차장, 저녁엔 20여년 전통의 골뱅이치킨집으로

(출처: 구글이미지 검색)
(출처: 구글이미지 검색)

얼마 전부터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 근무하게 된 컨설팅 회사 차장 A씨는 우연히 점심시간에 길 건너편의 주차장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분명 어제 저녁 식사 후 직원들과 거나하게 한 잔을 한 골뱅이치킨집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오피스가 밀집한 곳에 위치한 호프집이나 칵테일바 등은 사실 아침부터 이른 오후까지는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저녁 장사를 하는 곳들을 낮에 다른 용도로 멋지게 활용하고 있는 곳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옛날에 지어진 건물들에 위치하고 있던 노포(오래된 점포)들은 공간활용이 더욱 애매하기 때문에 이런 시간대별 공간 활용은 비용 절감은 물론 새로운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낮과 밤을 다른 공간으로 사용하는 덕분에 주차공간이 없어 골목을 몇 바퀴 돌아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셈이고, 주차를 관리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 공간을 나누어, 가치를 나누다

(출처: 나누다키친 홈페이지)
(출처: 나누다키친 홈페이지)

카레를 좋아하는 워킹맘 B씨는 오늘 점심 메뉴로 카레를 선택했다. 카레를 먹기 위해 찾아간 공간은 B씨가 좋아하는 카레가 뷔페 형식으로 되어 있는 데다 인테리어도 일반 식당과는 다르게 모던하고 깔금한 인테리어의 공간이었다. 음식맛도 괜찮아 카레를 먹으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종이 식탁보에 적힌 점포공유시스템의 안내문구를 보고 좋은 아이디어와 취지에 공감했다. 

점포공유플랫폼은 낮에는 사용하지 않는 점포의 유휴 공간을 빌려 점심에만 운영하는 서비스의 형태가 가장 흔하다. 그 중 대표적인 브랜드 ‘나누다키친’이 있다. 이 브랜드는 유명쉐프와의 공동 레시피 개발을 통해 다양한 메뉴를 시리즈 별로 선보이기도 한다.

특히 카레 시리즈는 ‘장진우식당’, ‘장진우거리’로 잘 알려져 있는 장진우 셰프가 함께 해 이목을 끌고 있다. 장진우 셰프와의 콜라보로 개발이 진행된 나누다카레에서는 카레 뷔페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특색 있는 프리미엄 스파이시 포크 카레를 비롯해 시금치 크림카레, 스파이시 비프카레, 시그니처 하우스 카레 등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맛볼 수 있다.

나누다키친은 밤에만 점포를 운영하는 점포 주들을 대상으로 전액 무료로 공간 등록을 받고 있다. 이런 공간들을 활용해 월 최대 3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늘려가는 중에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

시간대에 따라 이용하지 않는 비어 있는 공간(空間)을 또 다른 경제활동으로 전환해 모두의 공간(共間)으로 바꾸고 있는 점포공유시스템, 공유경제시대의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로 생각해 봄직하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