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3마리 가격은 뇌물로 인정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최씨가 설립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원을 지원했다는 혐의도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29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 항소심에서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혐의를 둘 다 유죄로 판단함에 따라 횡령액이 50억원을 넘게 돼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는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 미만이어야 최저 징역 3년 선고가 가능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다.
하지만 말 3마리 가격 34억여원과 영재센터 뇌물 16억여원도 유죄로 인정되며 이 부회장의 총 횡령액은 86억여원으로 늘어났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로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뇌물액은 총 86억8081만원이다.
대법원은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에 삼성이 용역비를 송금한 것과 관련해 재산국외도피죄는 원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 2심은 박영수 특검이 제시한 79억여원 중 36억여원의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대법원은 또 최순실씨에 대한 2심 판결도 일부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파기 환송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비용을 받은 혐의(뇌물)와 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 재단 후원금을 내라고 압박한 혐의(직권남용·강요)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최씨에 대한 2심 판결도 일부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파기 환송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