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1.5%로 동결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이르면 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1.5%로 동결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이르면 오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한국은행 홈페이지 캡처

“미중 무역분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국내 경제의 성장 전망경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2.2% 성장률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은 총재가 “아직 통화정책의 여력이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금리인하 시기와 횟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 4·4분기 중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특히 10월 16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앞서 국내경제가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달 18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2.2%로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동철 금통위원과 신인석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놓았다. 통상 소수의견은 다음 통화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시그널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2.2%는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오는 10월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도 오는 2020년 1분기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2번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한은이 성장 및 물가 전망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오는 2020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25bp(1bp=0.01%)씩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리 인하 타이밍은 유동적이지만 실망스러운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10월 중에 한 차례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이며, 이후 추가 인하(시점)는 새로 반영되는 데이터 및 무역 긴장의 영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더욱 부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한은이 올해 10∼11월쯤 금리를 내린 후 내년 상반기에 추가 인하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에 올해 한차례가 아니라 한차례 더 인하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될 경우 10월만이 아니라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움직임과 일부 유로존 국가에서의 소위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 'R의 공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많은 나라들도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도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총재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한국과 일본의 연관성을 고려해 보면 갈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은 대외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위기 강도에 따라 금리인하 시기와 횟수를 조절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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