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화투자증권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6월 국내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전년동기대비 4%를 상회하던 산업생산 증가율은 현재 1.4%까지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이어지던 경기 개선 추세가 꺾이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 호조는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다른 부문 개선 추세는 점점 미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 6월 국내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세

이같은 생산 부진은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데 광공업의 경우 지난 3월에 비해 생산량이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부터 글로벌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생산물의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 출하가 증가하고 쌓아두었던 재고까지 판매되어 재고가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올들어 출하증가율은 줄곧 하락하다가 최근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면 재고는 점차 그 감소폭을 줄이고 있고, 곧 증가세로 접어들 추세다. 이는 생산된 후 바로 판매되는 생산물 양이 줄어 들고 있고 재고의 소진 속도도 느려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광공업 생산물에 대한 수요 부진과 업황의 둔화를 시사한다.

또 생산설비의 평균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국내 생산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올해 초 74.2%까지 높아졌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3월 이후로 점차 하락해 최근 71.3%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생산 둔화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수출이 꾸준히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아직은 기업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7월에도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5% 늘어나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수출증가율을 물량과 가격 효과로 나누어서 살펴보면, 최근의 수출 호조가 대부분 가격 상승 덕분임을 알 수 있다. 수출 물량은 3월 이후 전혀 늘지 않아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게다가 수출 가격 상승률은 지난 4월을 고점으로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해의 기저효과가 최대로 나타나는 시기가 지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저효과가 점차 사라지면 수출 가격 상승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수출 물량은 늘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수출의 둔화가 불가피하다.

한화투자증권 권희진 연구원은 "수출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실적의 개선세가 점차 약화되기 시작하면 부진한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 경기에 대한 기대가 낮아질 것"이라며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서베이 조사인 제조업 경기실사에서도 3분기 시황, 매출액, 국내시장출하, 수출 등을 포함한 9개 항목 모두에서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3분기의 기업 경기가 2분기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인들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권 연구원은 "국내 생산에 대한 수요가 생각처럼 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하반기 광공업 업황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개선 약화…건설투자·민간소비 둔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작년 4분기 이후 경기 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산업 중심 설비투자 개선 추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여타 부문은 수요 증가세 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전체 산업생산은 광공업 부진 속에 1년 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산업생산은 올해 3월 4.1% 증가한 뒤 4월 3.5%, 5월 2.6% 등 증가율이 점차 낮아지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광공업 생산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0.3% 감소했다. 자동차(-2.5%), 기타운송장비(-13.2%)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그간 광공업 생산을 이끌던 반도체(-12.4%)도 조정을 거치며 생산이 축소된 탓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71.3%로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역시 4월부터 3개월째 하락세다. 서비스업 생산은 2.0% 늘었으나 전반적인 회복세를 이끌 수준은 아니라고 KDI는 진단했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