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익률은 1%대…與자본시장특위, 퇴직연금 개선안 제시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위가 퇴직연금 제도 개선안으로 제시한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도입이 국내 퇴직연금의 고질적인 문제인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픽사베이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위가 퇴직연금 제도 개선안으로 제시한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도입이 국내 퇴직연금의 고질적인 문제인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픽사베이

'자산규모는 190조, 하지만 수익률은 고작 1.01%'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현주소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말(168조4000억원)보다 21조6000억원(12.8%) 증가했다. 총비용을 차감한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1.01%에 불과했다.

작년 말 정기예금 금리인 연 1.99%의 절반 수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1.5%)에도 못 미친 셈이다. 5년간 연 환산 수익률도 1.88%에 불과했다. 퇴직연금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익률이 문제로 지목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 퇴직연금 가입자, 투자 지시 하지않고 자산 방치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위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형 퇴직연금 등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발표 주요 내용을 보면 이르면 내년부터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와 함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옵션(자동투자제도)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디폴트 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한 투자·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춰 알아서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상품 후 별다른 투자 지시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자산을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금융사가 가입자 동의 하에 자동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상품 운용 행태 연구결과를 보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91.4%가 운용지시를 변경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적립금 190조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90.3%, 실적배당형이 9.7%로 원리금보장 상품에 자금이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운용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설정한 운용방법에 맞춰 운용사가 적당한 상품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방식이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극적으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계좌를 방치해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근로자가 은행이나 보험,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전문 위탁기관과 기금운용위원회를 만들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연금 사업자들이 공동 기금을 조성해 연금 자산을 운용할 수 있고, 별도의 기금 운용 책임자가 있어 효율적으로 자산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퇴직연금 상품, 낮은 수익률 어떻게 개선하나

현재의 퇴직연금은 계약형으로 기업이 직접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어 퇴직연금 운용을 맡긴다. 그러나 계약형 퇴직연금은 제도 운용 과정에서 근로자의 참여가 제한되는 등의 단점이 있다.  또 기업에서는 자산운용 전문가가 아닌 인사, 재무, 총무 등의 담당자가 퇴직연금 업무를 맡고 있어 연기금 수준의 운용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기금형 지배구조와 함께 DC형 가입자에 대한 디폴트 옵션 제도가 활성화하면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그래픽=송지수 자투리경제 SNS에디터
전문가들은 기금형 지배구조와 함께 DC형 가입자에 대한 디폴트 옵션 제도가 활성화하면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위는 이같은 방안들을 도입하면 그동안 지적돼 온 퇴직연금 상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위 위원장인 최운열 의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연 3%만 끌어올려도 가입자 은퇴 시점이 되면 적립금이 56%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퇴직연금 제도개선은 국민들의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의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금형 지배구조를 도입하고 전문가가 포함된 기금운용위원회의 활성화를 통해 위험자산 비중을 일정 부분 확대하고 적절히 분산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퇴직연금이 장기수익률 측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기금형 지배구조와 함께 DC형 가입자에 대한 디폴트 옵션 제도가 활성화하면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은 지난해 4월 정부 입법으로 이미 발의된 상태이고 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 옵션 도입은 향후 당정 협의를 거쳐 입법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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