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FnC-업사이클링, 스파오-리사이클 데님, 노스페이스-‘에코 플리스 컬렉션’ 
●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하면 그것이 바로 환경을 지키는 일

매주말 동묘역에 가면 대한민국 최대의 벼룩시장을 만날 수 있다. 티셔츠 한 장에 1000원, 청바지 하나에 2000원, 오리털 패딩점퍼도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의류의 특성상 유행이 지나면 안 입게 되지만 사실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것들이 많다. 해외에서는 차고에서 하는 개리지세일이나 중고들을 모아 파는 뜨리프트샵인 중고장터가 활성화돼 있다. 

이런 의류의 특성을 감안해 국내 패션기업들도 리사이클 제품 출시와 업사이클링 사업을 확대하는 등 친환경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코오롱 FnC 래;코드

(출처: 코오롱 FnC 홈페이지touch4good.com )
(출처: 코오롱 FnC 홈페이지touch4good.com )

래코드는 2012년 시작한 국내 첫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코오롱FnC는 당시 “연간 40억원에 달하는 재고 소각 비용을 아끼고 소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꾸준히 업사이클링 브랜드에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래코드는 2014년부터 주말마다 서울 명동성당의 복합문화시설 ‘1898+’에서 체험 행사 ‘리테이블’을 열고 있다. 참가자들이 재고 의류를 활용해 직접 지갑 앞치마 등 생활소품을 만드는 이 행사의 참가비는 1만~4만원. 그런데도 최근 3년간 4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런 래코드의 인기는 코오롱FnC에서 올봄 출시한 ‘업사이클링 점퍼백’(4만5000원)이 350개가 팔리는 데 일조했다. 물론 제각각 패턴이 달랐다. 코오롱FnC는 8개 브랜드가 모여 스윗셔츠(Sweet Shirts) 시즌2인 ‘업사이클링 스윗셔츠’를 출시하며 업사이클링 사업을 올해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 캠브리지멤버스, 에피그램, 에스로우, 헨리코튼, 코오롱스포츠, 래코드, 커스텀멜로우 8개 브랜드가 모여 환경을 위한 가치 있는 일, 즉 Our 24 Hours를 테마로 ‘업사이클링 스윗셔츠’ 8종을 선보였다.

업사이클링 스윗셔츠는 각 브랜드 별 1가지씩 제작됐으며, 지구를 보호하는 Our 24 Hours를 모티브로 등판의 리사이클 프린트 패치 장식이 포인트다. 부드러운 면과 리사이클 혼방 소재에 기모를 더해 추워지는 계절 보온성도 높였다. 또한 포장지는 6개월이 지나면 공기 중으로 생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했다.
 
업사이클링 스윗셔츠는 플라스틱이나 페트에서 추출한 재생 원사를 사용해 만든 아이템이다. 버려지는 재활용 중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캔이라는 세 가지 컨셉트를 가지고 각 8개의 브랜드는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해석해 매력 넘치는 제품을 출시했다.
 
● 스파오의 리사이클 데님

(출처: 스파오 홈페이지)
(출처: 스파오 홈페이지)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최근 토종 SPA 브랜드 중 최초로 리사이클 데님을 출시했다. 스파오는 미래를 위한 착한 소비를 위해 CCS(Content Claim Standard)에 부합(재사용 원단 5% 이상 사용)된 터키산 ‘Recycle Material’ 원단을 사용한 데님 상품을 출시했다. 

스파오는 향후 더욱 다양한 핏과 기장으로 총 6가지 상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리사이클 데님 출시를 시작으로 11월 말에는 ‘에코 이노베이션 워싱 데님’도 출시할 예정이다. ‘에코 이노베이션 워싱 데님’은 원단뿐 아니라 워싱 과정에서도 물과 에너지가 절약될 수 있는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Nano Bubble Tech’를 이용해 최소의 물과 화학약품을 사용한다. 이 기법을 사용하면 물은 95~45%, 화학약품은 80%~20%, 에너지는 70%~30%의 범위 내에서 절감할 수 있다.

스파오는 지난 7월 환경부와 함께 ‘폭염 대응을 위한 쿨맵시 실천 캠페인’에 이어 이번에 리사이클링 데님과 에코 이노베이션 워싱 데님을 출시 하는 등 친환경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 노스페이스 에코 플리스 컬랙션

(출처: 노스페이스 홈페이지)
(출처: 노스페이스 홈페이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최근 수년 간 윤리적 다운 인증(RDS) 도입, 다운 대체 친환경 인공 충전재 티볼(T-Ball)과 ‘브이모션(V-Motion) 개발, 퍼 프리(Fur Free/Eco Fur 100% 적용) 실천 등 친환경 사업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병(페트병)을 재활용해 원단에 적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통해 500ml 플라스틱병 약 370만개를 재활용 했고, 친환경 가공 공정을 통해 에너지 자원을 절약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는데 동참했다.

또한 재킷 외에도 아노락, 롱 코트, 베스트 등의 제품을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도 한층 넓혔다.

대표 제품인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은 재킷 1벌 당 500ml 플라스틱병 50개가 재활용된 100% 리사이클링 원단을 사용하고, 국내 최초로 리사이클링 지퍼 테이프를 사용하는 등 환경을 위한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스페이스 ‘롱 테디 코트’ 역시 리사이클링 원단을 사용한 긴 기장으로 보온성을 한층 강화했고, 흙이나 나무, 모래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뉴트럴 컬러와 스타일을 적용했다.

또 노스페이스는 리사이클링 소재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각각 100%, 50%+ 및 30%+의 표식을 제품에 부착하는 한편 홍보대사인 배우 신민아가 올바른 플라스틱병 분리배출 방법을 직접 안내하는 ‘에코 팁(Eco Tip)’ 영상을 공식 SNS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밖에 SNS 이벤트를 통해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스노 시티 플리스 재킷’과 제품 가격의 일부를 수질 정화 사업에 기부하는 ‘노스페이스 미르 텀블러’를 증정하는 등 친환경 가치 소비를 독려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아파트마다 ‘헌옷 수거함’이 비치돼 있다, 여기서 수거된 옷 중 상태가 괜찮은 것들은 앞서 이야기한 동묘 등 중고시장에서 재판매가 되고, 판매가 어려운 것들은 원단을 분해해 다시 새로운 원단을 만들어 재활용되고 있다. 

패션업계의 업사이클링은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그 가치가 인정받는다면 착한 소비가 확산될 것이다. 패션업계에서 버려지는 것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업사이클링은 어쩌면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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