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 그 자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와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와 결실을 거둘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보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고 협업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에 공감하게 된다. IT, 유통,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동종업체 혹은 이종업체 간 협업도 일반화되는 추세다. 협업과 상생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는 자투리경제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다양한 협업사례를 소개하고 협업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편집자주>

독자적으로 상품 생산에 나설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하지만 협업을 통해 서로의 장점이 합쳐진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고 협업으로 탄생한 제품은 신선함과 재미도 제공한다. 그만큼 독특하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뤄지는 곳이 유통분야다. 유통분야에서의 협업은 새로운 상품을 제작하거나 공간을 재해석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식음료 상품의 디자인을 의류 등에 반영한 이색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 ‘신선함과 재미’ …껌•우유•아이스크림 + 의류•신발’

요구르트와 젤리라는 서로 다른 먹거리의 만남. 롯데제과와 협업으로 탄생한 세븐일레븐의 'PB요구르트맛젤리'는 지난 2017년 세븐일레븐 전체 판매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PB요구르트맛젤리는 전통적인 인기 음료인 요구르트 맛을 젤리로 구현한 상품으로 2016년 5월 출시돼 현재까지 2300만개가 팔렸다. 맛과 식감이 독창적이고 포장디자인도 신선하다는 반응에 힘입은 결과다.

GS25가 롯데제과와 함께 지난 2017년 2월 출시한 '유어스 스크류바 젤리' 역시 인기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특유의 꽈배기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제품이다. 스크류바 젤리는 젤리 상품 50여종 가운데 매출 10위 안에 포함된다.

세븐일레븐이 동원참치와 손잡고 2016년 3월 내놓은 'PB동원참치라면'도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라면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푸르밀 역시 지난해 농심과 협업해 국민 스낵 바나나킥을 그대로 재현한 '바나나킥 우유'와 '초코 바나나킥 우유'를 선보여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630만개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이 동원참치와 손잡고 내놓은 'PB동원참치라면'(왼쪽), 현대백화점과 오리온이 협업한 '초코파이하우스' 매장
세븐일레븐이 동원참치와 손잡고 내놓은 'PB동원참치라면'(왼쪽), 현대백화점과 오리온이 협업한 '초코파이하우스' 매장

◇ 의류•신발'등 이업종간 색다른 결합

SPA 브랜드 스파오는 해태 '아카시아 껌'의 디자인이 적용된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봄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아카시아 꽃송이가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됐다. 앞서 스파오는 지난해 1월 서울우유와 협업한 '스파오X서울우유'를 출시한 바 있다. 스파오는 서울우유의 딸기•바나나•초코우유 등 색감을 적용한 '밀키 맨투맨 티셔츠' 등을 제작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빙그레 아이스크림 '메로나'와 손잡고 '휠라X메로나 협업 컬렉션'을 내놓았다. 복고 디자인의 '코트디럭스' 운동화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특유의 멜론 색상을 입혔다.

동아오츠카는 언더웨어 브랜드 보디가드와 콜라보레이션 한 '프레쉬데미'를 선보였다. 프레쉬데미는 데미소다의 시그니처 패키지인 과일을 콘셉트로 레몬•자몽•복숭아 등 3종 컬렉션으로 출시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7년 12월 오리온과 손잡고 '초코파이 하우스'를 판교점 지하 1층에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2016년 빙그레와 손잡고 '옐로우 카페' 개점한 이후 광동제약과 '비타민청춘카페 by 비타500'을 선보인 이후 식품업체와 3번째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다.

'초코파이 하우스'는 현대백화점이 오리온에 제안해 함께 만들어낸 공간으로 매장에서는 파티셰들이 개발한 레시피와 엄선된 프리미엄 재료를 활용한 수제 초코파이, 그리고 푸딩•감자칩 등 초코파이를 활용한 이색 디저트를 선보인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매장 개설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2017년 말부터 김밥 브랜드 '리김밥'•프랜차이즈 음료 브랜드 '공차'와 공동 입점한 청담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2017년부터 스타필드코엑스몰 2호점과 삼청로에 바르다 김선생, 오가다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켰다.

◇ 주류업계, 아티스트와 협업 통해 예술적 감각을 덧입힌 제품 출시

주류업계에서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적 감각을 덧입힌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유통업체와 아티스트 간 콜래보는 소비자의 기대와 니즈를 채우는 동시에 브랜드를 이미지로 인식하게 해 인지도 제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칭따오(TSINGTAO)는 황금 돼지해를 맞아 아티스트 듀오 토이오일(Toy-oil)의 이동윤 작가와 함께 ‘칭따오 2019 기해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을 제작했다.

패키지 디자인은 칭따오와 함께 하는 순간을 여러 물체를 섞어 전혀 다른 새로운 물체로 보이게 하는 ‘이중 그림(게슈탈트 Gestalt)’ 기법으로 재치 있게 풀어냈다. 행운과 재복, 기해년을 상징하는 동물인 돼지와 무궁화, 한복, 남산서울타워, 칭따오에 곁들이기 좋은 양꼬치, 성취를 의미하는 날개 등을 더해 새해의 복(福)과 희망의 메시지를 시각화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은 출시 20주년을 맞아 미국 아트토이 브랜드 ‘키드로봇’과 콜래보를 통해 토끼모양의 피규어 ‘더니(DUNNY)’ 시리즈의 일환인 ‘참이슬 더니’를 출시했다. 

참이슬 더니의 바디는 참이슬 소주병을 감싸고 있는 제품설명서로 디자인했다. 한쪽 귀에는 초록색 소주 뚜껑을, 한쪽 손에는 소주를 정제할 때 사용하는 대나무를 조립할 수 있도록 제작해 포인트를 줬다.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 ‘쎄시(SASSY)’는 세계적인 팝아트 아티스트 듀오 크랙 앤 칼(Craig & Karl)과 협업한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쎄시 시드로, 로제, 쁘와레 3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이번 리미티드 에디션은 전세계 300세트,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30세트 한정 판매된다.

 왼쪽부터 칭따오 스페셜 에디션, 하이트진로 '더니', 쎄시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 사진=각사
 왼쪽부터 칭따오 스페셜 에디션, 하이트진로 '더니', 쎄시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 사진=각사

 

◇ 건설사-통신사-포털사, 스마트홈 시장 공략

건설사들은 이동통신사• 포털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인공지능 아파트'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파트를 단순 주거공간이 아닌 쇼핑, 문화, 교육, 여가 등 다양한 활동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입주민이 집으로 들어와 현관을 열면 인공지능 비서가 그 동안 도착한 택배와 방문자 정보를 알려주고 내일 날씨와 미세먼지 정보를 음성으로 설명해준다.

카카오는 지난해 국내 포털사로는 처음으로 GS건설•포스코건설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스마트홈에 접목시키기로 했다. 네이버는 대우건설과 손잡고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푸르지오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아파트 브랜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한다. 건설사끼리의 협업시 사업 위험성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다 우수한 상품과 미래가치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공급된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아파트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3개 단지가 공급된 이후 2014년에는 4곳, 2015년에는 5곳이 공급됐고 지난해에는 9곳으로 늘었다.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은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68번지에 들어서는 1390가구 규모의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 아파트 공급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들어서는 '의왕 롯데캐슬'을 함께 분양했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7월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 855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를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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