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e스포츠란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따위를 통해서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쉬운 말로는 게임대회 라고도 부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년 전 만화 채널 투니버스를 통해 처음으로 방송으로 송출된 이래로 전문 tv채널이 편성되고 대기업 후원을 받는 프로 팀이 창단되는 등 그규모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e스포츠 초창기에는 게임은 오랜 역사를 가진 여타 스포츠들과 달리 수명이 10년 내지로 짧아 인기가 오래 가지 못할 것 이라는 예측도 상당수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시스템이 안정화 되어 게임이 변하더라도 인기는 유지되면서 시스템이 새로운 종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20년이 흐른 지금은 젊은 층에게 크게 사랑받는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 종목에만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수요 역시 증가하여 여러 종목으로도 대회가 개최되는 등 다양화에도 성공했습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e스포츠는 젊은 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한국에서 개최되었던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인터넷 송출만으로도 총 시청자 수가 1억명에 육박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주도권을 가져오고자 거액의 자본을 쏟고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에서는 핀란드 친구들이 한국에 가면 PC방과 e스포츠 경기장에 가보고 싶다며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인 e스포츠 열풍 속에서도 그 중심에 있는 시장입니다. PC방 문화는 빠른 게임 보급에 기여하여 젊은이라면 누구든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는, 더 나아가 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라면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게임이 대중화 되었고 그 덕에 누구든 큰 장벽 없이 e스포츠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문턱이 낮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버금가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적 자원과 인프라가 밀집된 서울 경제권도 e스포츠의 발전에 한 몫을 했습니다. 서울은 전세계에서 도쿄, 뉴욕, LA에 이어 4번째로 큰 광역도시권입니다. 모든 돈과 인프라와 사람이 서울에 몰려 있었기에 많은 관중이 쉽게 모일 수 있어 상설 경기장이 들어설 만큼의 수요도 확보될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도 대회를 나가기 위해 오랜 시간 이동하지 않아도 됐고 그 덕분에 해외에서는 3달 간격으로 1주일간 모든 과정이 압축되어 대회가 열린다면 한국은 느슨하게 2~3달간 상시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보다 쉽게 e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되었고 그 결과 한국은 전세계에서 제일가는, 동시에 가장 독특한 구조의 e스포츠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더 이상 야구선수가 아니라 프로게이머가 될 만큼 e스포츠 시장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문화가 퍼져있어 중장년층부터는 e스포츠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이 시장이 어느정도 규모로 성장했고 그 원동력은 무엇이였으며 앞으로 얼마나 큰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접할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그저 "아시안게임에서 게임해서 금메달을 땄더라" 혹은 "무슨 세계대회에서 이기긴 했는데 돈은 많이 버는 것 같더라" 정도의 소식에서 그칠 뿐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e스포츠가 무엇이고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인지 설명 드릴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스포츠에 대해 진정으로 잘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평소에 하던 게임으로 대회가 열리기에 볼 뿐이고, 가볍게 야식을 먹으며 볼 수 있는 콘텐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프로게이머들이 얼마나 프로의식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지, e스포츠가 유지되기 위해 뒤에선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노력하는지는 관심도 없을 뿐더러 알 기회도 잘 없습니다.

유명 프로게이머가 군대 전역 후 방송인 대신 프로게이머 복귀를 택하자 그 이유를 묻는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선수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방송인도 좋지만 자신은 경기장에서 승부에 임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프로게이머 재도전을 결심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어느 게임 전문 해설자는 자신들이 비록 주류에서 벗어나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로 인터넷에서 방송을 하지만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게임 상의 유행어나 비속어를 방송에서 사용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스포츠를 단순히 게임대회로 치부하는 사이, 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에 버금갈만큼 성숙해지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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