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임대주택에 대한 시각은 서민이 살며 주변 주거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하지만 편리한 교통과 세탁, 보안, 보육시설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며 공동체로서의 삶을 향유할 수 있고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향으로 임대주택이 진화하고 있어 미래의 임대주택에 대한 시각은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업체 등도 주택임대관리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주택임대관리업’이란 임대인인 집주인을 대신해 임차인인 세입자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주는 것을 비롯해 임대주택의 세입자 관리 및 시설 보수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자기관리형과 위탁관리형 2가지 유형이 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이후 주택임대관리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일본 경제가 1990년대 초반 고성장세에서 저성장세로 진입하자,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 하락, 고령화로 인한 1~2인 가구 증가 추세가 주택임대관리업의 성장 배경으로 작용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측면이 다르긴 하지만, 저성장 국면으로의 진입에 따른 경기에 대한 자신감 위축, 일본보다 빠른 고령화 진행 속도,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 인한 주거비 상승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며 한국의 미래가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택임대관리업 민간에 개방 예정…시장 확대 기대

또 집에 대한 시각이 ‘살면서 꼭 소유해야 하는 재산 1호’에서 ‘언제든지 떠날 수 있으며 당장은 필요에 의해서 머무르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즉 ‘소유’에서 ‘거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고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에서도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비롯해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있다. 특히 ‘뉴스테이’란 이름의 임대주택 확대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기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전담했던 주택임대관리업을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한국의 주택임대관리업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다. 소규모의 주택임대관리업자가 존재하긴 했지만 아직은 각 개인들이 보유한 주택 등에 대해 직접 관리를 하는 경향이 컸다. 최근 대형 오피스텔이나 ‘뉴스테이’ 등의 임대주택에 있어서는 전문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위탁을 대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민간업체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어 점진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 형태. 자료=국토교통부, KB증권

주택임대관리업이란 주택보유자인 임대인을 대신하여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주고, 주택의 수선·보수 등의 관리를 대행하여 임차인의 불편을 제거해주며, 공실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행위를 제공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주택임대관리업의 유형은 2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자기관리형으로 임대인으로부터 주택 관리에 대한 전권을 위임 받아 주택의 유지·보수를 비롯해 공실 발생시 임대료의 결손 등에 대해서 까지도 책임을 지는 형태이다. 공실 등에 따른 임차 비용까지 책임을 지는 대신 임대인으로 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수취한다.
둘째는 위탁관리형으로 아직은 일반적인 주택임대관리업이라 할 수 있다. 임대 주택의 유지·보수 등을 대행하지만 관리업자는 공실 등에 대해 전혀 책임을 지지 않으며, 대신 임대인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제한적이다.

주택임대관리업은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 제도가 신설될 정도로 생소한 사업으로 볼 수 있지만 이미 소규모 사업자들이 사업을 진행해 왔고, 대형 사업자로서는 LH가 자체 건설한 아파트 등에 대해 주택임대관리업을 영위해 왔다. 국토교통부에서는 LH가 보유한 임대주택 75만가구에 대한 임대 관리 업무를 2017년까지 모두 민간에 위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점차 주택임대관리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가 주택임대관리업의 성장 계기

지난 1990년대까지 일본 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였고 부동산시장도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그러나 1990년대 거품 붕괴와 함께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20년’이란 조롱 섞인 평가를 받으며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고 부동산 시장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졌고, 주택담보 대출금 및 대출이자 등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사태가 일본시장에서도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상황은 주택임대관리업의 성장 계기가 됐다.

특히 고령화의 진행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 및 이전과 같은 경제 호황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택가격이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 등이 형성된 점도 주택임대관리업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에 일본에서는 주택에 대한 시각이 ‘소유’해야 하는 것에서 ‘사는 곳(주거)’으로 전환이 일어났고, 급락한 주택을 싸게 구입하여 임대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과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주택임대관리업 성장 배경은 경제상황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지만, 이외에도 자가점유율 정체에 따른 주택 재고 증가, 낮아진 부동산 가격에 따른 저렴한 임대주택용 택지 확보, 고령화 및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임대주택 수요 증가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일본 주택은 총 4,960만호이며 자가 등이 64%, 민간임대 27%,공공임대·급여주택 9%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민간임대는 개인임대가 55%이고 나머지 45%(610만호)는 주택임대관리기업이 관리할 정도로 주택임대관리업이 성장했다.

한국은 전후 경제 발전을 위해 빈약한 자본과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압축 성장에 성공한 일본을 경제 모델로 설정했다. 이에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갖추게 되었고, 사회 시스템도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나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경제 상황을 비롯해 사회 구조 역시 일본과 유사하여, 일본을 보면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다. 한국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 중 고령화의 진행으로 인구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과거와 같은 높은 경제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은 과거 일본이 먼저 경험했던 상황이다.

물론 부동산가격 측면에서는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과 함께 전세대란 현상이 나타났고, 전세를 구하지 못해 비싼 월세를 내는 것보다는 집을 구매하자는 시각이 확산되며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주택가격 상승 흐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상승과 하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으로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단, 경제의 저성장 국면 진입과 적절한 수익을 얻을 만한 상품 부재에 따라 임대주택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음도 현실이다.

◆ 주택임대관리업, 임대인 대신 중간에서 관리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

또 향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는 없어지고 월세만이 존재할 것이란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주거형태는 자가와 월세의 2가지 형태로만 구분될 여지가 커보이며 월세의 확산으로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대비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높은 월세의 증가는 저성장에 따른 소득 감소로 월 임대료를 적시에 지불하지 못하거나 보증금을 다 제하고도 장기 체류하는 경우 월세로 내 놓은 주택이 공실로 존재하며 임대료를 얻을 수 없는 경우, 주택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발생에 따른 경비 증가, 임차인과의 분쟁에 따른 귀찮음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주택임대관리업은 이러한 임대인의 불편함을 대신 감수해 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특히나 대규모의 공동주택에 있어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적절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진입을 검토 중이다.

정부에서는 지난 2014년 2월 주택임대관리업법을 도입했고 2015년 1월에는 중산층 주거혁신을 위해 ‘뉴스테이’ 정책을 발표했다.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LH 등의 정부주도 임대주택이 아닌 민간기업이 건설하여 8년간의 안정적인 임대를 해 준 후 분양을 통해 임대주택 매각을 가능하게 한 정책이다.

뉴스테이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사업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교통이 편리한 도심지역의 정부소유 유휴지, 폐교, 이전 대상 공공건물 부지 등을 낮은 가격에 제공 및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사업자가 안정적인 주택임대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대림산업에서는 인천 도화동에 ‘뉴스테이1호 e-편한세상’을 짓기로 하고 5.5:1의 청약 경쟁률로 입주자를 성공적으로 모집했다. 한화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뉴스테이를 통한 주택임대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렇듯 기존 공영 임대주택을 건설했던 LH외에도 민간기업들이 주택임대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임대주택이 장기적인 주거안정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정부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또 임대주택 보급 확대로 주택임대관리업의 성장도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국토교통부에서는 LH가 지은 임대주택의 관리를 LH에서 민간업체로 넘길 것을 결정했고, 대림산업 등의 민간건설 업체는 자체적으로 지은 임대주택의 관리를 위해 사업목적에 주택임대관리업을 편입시키는 등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사업으로서 자회사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  대형 건설사 등 다양한 기업들 주택임대관리업 시장에 관심

최근 해외에서 건설되는 임대주택은 다양한 형태로 지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족을 위해 놀이시설과 유치원 등이 대거 설치된 임대주택, 고령자를 위해 인근에 병원과 문화센터 등을 구비한 임대주택,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임대주택 등 테마별 임대주택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임대주택에 대한 시각은 서민이 살며 주변 주거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기존 판에 박힌 듯한 임대주택이 아닌 저렴한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편리한 교통과 세탁, 보안, 보육시설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며, 공동체로서의 삶을 향유할 수 있고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향으로 임대주택이 진화하고 있어, 미래의 임대주택에 대한 시각은 개선될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140여개 이상의 주택임대관리 업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임대료 수취 관련 대한주택보증, 서울보증에 가입해야 한다는 문제 등으로 실제 사업을 진행중인 기업은 46개사로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보증 관련 비용 등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며, 주택임대관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일본 시장의 성장을 모델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사업 참여자의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에스원은 블루에셋 서비스를 런칭해 건물관리업을 비롯하여 주택임대관리업에 참여를 선언했다.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위탁관리형 주택임대관리업으로 일부 오피스텔의 관리도 진행 중이다.

KB증권 포트폴리오전략팀 김영각 연구원은 "이렇듯 임대주택을 직접 건설하는 대형 건설사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이 주택임대관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임대주택 시장의 확대가 정책적으로 지원되고 있고, 저금리 기조 하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 특히 일본시장의 성장에서 보여지는 변화의 방향 등은 주택임대 관리업의 성장이 당연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