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세를 훌쩍 넘긴 박모 씨(86)는 재작년 아들의 권유로 주택연금에 뒤늦게 가입했다. 박 씨가 매달 받는 주택연금은 200만원이 넘는다. 연금 지급액은 기대수명, 금리, 주택가격상승률 등을 따져 월 지급액이 결정되는데 고령의 나이로 인해 남들보다 더 받는다. 주택연금 이용자 월평균 금액이 101만원이라는 점에서 두배 정도 받는 셈이다.

하나 밖에 없는 집을 맡긴다는 점이 선뜻 내키지 않았지만 매달 고정적으로 나오는 돈으로 병원비도 보태고 손자들 용돈으로도 활용한다. 박 씨의 아내는 현재 요양원에서 생활한다. 매달 요양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자식들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 주택연금과 고령연금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베이비부머 세대 상당수가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주택연금'은 매력이 많은 연금이다.  사진=Pixabay
베이비부머 세대 상당수가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 '주택연금'은 매력이 많은 연금이다. 사진=Pixabay

◆ 주택연금, 어떤 혜택이 있나

주택연금이란 만 60세 이상 어르신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한 기간에 매달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받는 국가 보증 금융상품이다. 국가가 보증하는 대표적인 역모기지다. 2007년 도입했는데 초기엔 반응이 시큰둥했다. 1만명을 돌파하기까지 5년이나 걸렸다. 최근엔 다르다. 2016년 이후엔 매년 약 1만명씩 가입자가 늘고 있다.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해도 감액 없이 연금을 준다.

지급유형은 정액형과 전후후박형이 있는데 정액형은 월지급금을 받는 기간 동안 동일한 금액으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전후후박형은 월지급금을 가입초기 10년간 많이 받다가 11년째부터 초반 월지급금의 70%만 받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가입자의 71.2%가 정액형을, 22.9%가 전후후박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지급금 현황. 자료=주택금융공사
월 지급금 현황. 자료=주택금융공사

◆ 주택연금으로 주거와 소득·소비 안정성 보장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평생 소득이 보장되는 심리적 안정효과가 생겨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연금 이용가구의 한계소비성향은 0.96으로 공적연금(0.76)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주택연금의 국민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연금 이용가구의 주택연금 한계소비성향을 분석한 결과, 주택연금의 한계소비성향이 0.96으로 공적연금 0.76보다 0.2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택연금은 수령액의 96%가 실제 소비활동에 사용되고 공적연금은 24%가 저축 또는 투자 등에 사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택금융연구원 백인걸 부연구위원은 “주택연금은 공적연금에 더해 가입후 사망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월지급금이 지급돼 예비적 저축에 대한 동기가 줄어들고, 유동성이 낮은 주택을 유동성 자산으로 전환함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은퇴 후 일정한 소비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연금 가입현황. 자료=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가입현황. 자료=주택금융공사

 

◆ 주택연금 소득대체율 평균 70%로 공적연금보다 39%p높아

공적연금과 주택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산정한 결과,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1%인 것에 비해 주택연금의 소득대체율이 평균 70%로 나타났다. 소득대체율이 높을수록 노후생활을 충분하게 영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소득대체율이란 은퇴 후 연금을 포함한 전체소득이 은퇴 전 소득을 어느 정도 대체하는지 측정하는 지표로 노후소득의 적절성 지표중 하나다.

주택금융연구원 최경진 연구위원은 “40~50대의 높은 주택소유율 등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주택연금을 통한 노후소득 마련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면서 “주택연금을 가입하면 주거·소득·소비 안정성까지 보장되는 동시에 국민경제 전반의 소비진작 효과는 국민경제 전반의 소비활성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대체율. 자료=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소득대체율. 자료=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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