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탈 전망이지만 전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낮고 이란이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사진=Pixabay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탈 전망이지만 전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낮고 이란이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사진=Pixabay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고조되고 있다.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자유작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total war)이 시작될 경우 국제유가는 상당기간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전면전 발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양측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미국 입장에서는 2010년 이후 본격화 된 셰일혁명으로 중동지역의 중요성이 크게 낮아졌다. 미국의 석유시장 점유율은 상승하는 반면 중동의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미국은 이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산유국으로 거듭났다. 미국 원유 생산 급증 및 수출 인프라 확장으로 미국은 조만간 원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란과의 전면전은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전면전은 한달 내로 종료됐으나 이후 미군 철수까지는 무려 7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으며, 이라크 내전 종식까지는 15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미국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실패했으며, 4000명이 넘는 미군이 사망했고, 당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국제유가와 금 가격 추이. 자료=키움증권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 심혜진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본토에서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이라크와 이스라엘,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지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2019년 5~10월 당시 있었던 유조선 공격과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재현될 수 있지만 이 경우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영향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나 전면전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1분기 미국 원유 재고 증가세가 데이터로 확인되면서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란이 현재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뿐이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한윤지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원유 공급에 차질을 미치는 경로는 이란의 원유 생산 감소,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할 가능성 등 2가지"라며 “ 지금부터 원유 생산이 절반으로 다시 줄어들더라도 전 세계 생산의 1%에 불과하고 이란은 과거 지난 2011·2012·2016·2018년에도 미국 제재에 반발해 해협 봉쇄를 경고한 바 있으나 실제로 실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자료=키움증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북한 리스크와 더불어 잠재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당장 전면전 군사충돌로 확산되지 않더라도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주기적으로 작용하는 변수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상영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만약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발생한다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지수의 하락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 경우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1,800∼2,200으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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