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세계경기의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pixabay
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세계경기의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 사진=pixabay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폐렴'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고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한폐렴은 현재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5일 오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24일 하루 만에 16명이 늘어 41명을 기록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도 24일 하루에만 444명이나 늘어나 1287명이 됐다. 중국 당국이 관리 중인 밀접 접촉자만 1만5194명에 이른다.

프랑스와 호주에서도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프랑스 보건부는 24일(현지시간) 우한폐렴에 감염된 환자가 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확진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감염 환자가 모두 2명으로 늘었다. 

중국 외 우한폐렴 확진자는 홍콩 5명, 마카오 2명, 대만 3명, 말레이시아 3명, 태국 5명, 일본 2명(1명 완치), 한국 2명, 미국 2명, 베트남 2명, 싱가포르 3명, 네팔 1명, 프랑스 2명이다. 

우한폐렴은 현재 전파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 춘절(1월23~29일) 민족 대이동을 맞아 추가 확산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중국 우한시는 한시적 도로 봉쇄령을 내렸으며, 대중 교통도 전면 중단됐다. 

WHO는 우한폐렴에 대해 국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행히 WHO는 긴급 위원회를 열고 "국제적으로 우려하는 공중보건 긴급사태로 간주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긴급 위원회 이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내에서는 비상사태이지만,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는 아직 아니다"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폐렴 의심환자 감시 대상 오염지역을 중국 전체로 변경할 예정이다. 

사스 발병 당시 국제유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우한 폐렴 확산 공포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하고 있다. 우한 폐렴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24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0.36포인트(0.58%) 하락한 2만8989.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0.07포인트(0.9%) 내린 3295.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7.57포인트(0.93%) 내린 9314.91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우한폐렴 영향으로 사흘째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5%(1.40달러) 하락한 54.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의 원유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우한 폐렴으로 석유 수요의 14%를 차지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수요, 특히 항공, 철도, 도로 부문의 석유 수요 감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제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우한 폐렴과 유사한 사례로 2003년 SARS와 2015년 MERS가 있다.  WHO가 전세계에 SARS 경보를 발령한 2003년 3월 15일 부터 경보가 해제된 2003년 6월 27일까지 WTI 기준 국제유가는 17.3% 하락했었다.

우한 폐렴은 SARS 대비 사망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정부도 과거 폐쇄적인 스탠스에서 빠르고 공개적인 대처로 전환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2003년 당시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심혜진 연구원은 "이에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도 당시보다 제한될 것이고 배럴당 50달러를 추세적으로 하회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국제유가가 우한 폐렴의 불확실성에 더해 미국의 계절적 원유 재고 증가까지 나타나면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춘절 이후 전염 속도와 사망률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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