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자수 진정 시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자수 진정 시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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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경제=김태훈 SNS에디터] 우한 폐렴 감염 전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진정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춘제 연휴를 고비로 감염 속도가 진정될 수 있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른 안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지만 반면에 감염자 수가 춘제 연휴 이후에도 더욱 빠르게 증가한다면 중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 현상도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기준으로 중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2744명(홍콩, 마카오 포함)으로 설 연휴가 시작된 24일 당시 1315명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우한 폐렴의 감염속도는 지난 2003년 사스 당시에 비해서도 빠른 상황이다. 사스의 경우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데 4개월이 소요된 반면에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3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00명을 돌파하는데 25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한 폐렴 확진자 증가 속도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이에 일부에서는 7~10일마다 확진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확진자 수가 이미 1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초기 확산 방어에 실패하면서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기간을 당초 30일에서 2월 2일까지 연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중국내 우한 폐렴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중국 경제가 받게 될 경제적 충격이다. 이미 춘제 소비가 우한 폐렴으로 상당부문 영향을 받았을 공산이 높은 상황에서 우한 폐렴 공포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내수 및 산업활동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과거 2003년 사스 당시에서 약 1분기 정도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이 크게 둔화되었음을 감안할 때 이번 1분기에도 중국 내수 경기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경제에 의존가 높은 국내 경제 역시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사스 당시에도 대중 수출 증가율이 약 3~4개월 동안 큰 폭으로 둔화된바 있고 한국을 찾는 중국 방문객수 역시 일시적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우한 폐렴으로 인해 대중국 수출 회복시점이 다소 지연될 여지가 높아졌고 한국을 찾는 중국 방문객 수도 일시적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히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이전 메르스나 신종플루 당시에 비해서는 더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이전 전염병 사례들에서도 확인되듯이 전염병이 경기와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은 바 있어 이번 우한 폐렴 역시 단기 악재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태의 진원지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융시장이 당분간 사태 추이를 주목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단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매파적 금통위 결과로 반등했던 채권금리가 중국 우한 폐렴 우려로 하락했다. 특히 설연휴 글로벌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2019년 10 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글로벌매크로 팀장은 "과거 감염병보다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최근의 빠른 확산 속도로 경제 및 금융시장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커졌다"라며 "향후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관건이나 단기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의 강화 등 채권시장의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전 사례에 비해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중국을 위시한 글로벌 경제 펀더멘탈이 상대적으로 취약해서 돌발 변수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이미 내상을 입은 상황에서 우한 폐렴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펀더멘탈에 치명타를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관건은 우한 폐렴 공포감이 얼마나 빨리 진정될지 여부이고 이는 중국내 감염자수가 언제 정점을 찍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며 "향후 1~2 주 우한 폐렴 확산 진정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우한 폐렴 확산이 진정되기 시작한다면 경기 안정을 위해 중국 정부의 보다 공격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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