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올해 투자전략으로 제시…환경 저해산업에 대해서는 투자 중단
●"기업이 사회적이익 우선시할 때 경제적이익이 따라온다" 사회적 가치 강조

남을 딛고, 경쟁자를 누르고 나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렇게 일군 성공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와 우리만을 위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타인과 사회, 그리고 환경 등에 더 가치를 두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는 서로 배려하며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시장경제의 참 모습이다. 자투리경제는 자연과 환경,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면서 성공적인 경제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는 국내외 사례들을 소개한다.<편집자주>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

[자투리경제=김태훈 SNS에디터]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글로벌기업 블랙록은 6200조원(6조달러)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이는 국내 국민연금의 10배가 넘는 규모로 이 회사는 지난 2008년부터 한국 법인을 설립해 한국내 자산운용 사업도 시작했다.

한 국가의 예산을 뛰어넘는 금액을 운용하는 블랙록이기에 이 회사의 움직임은 글로벌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마저 주목할 만큼 영향력을 지녔다. 특히 매년 블랙록 공동 창업자인 래리 핑크 회장이 투자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앞으로 블랙록의 투자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핑크 회장은 투자 전략의 중심을 '기후 변화'에 두겠다는 서신을 보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핑크 회장은 지난달 세계 유수 기업 총수들을 대상으로 한 2020년 투자자 서한에서 올해 블랙록은 환경적 지속성을 투자 결정에 있어 핵심 목표로 삼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블랙록은 올해 석탄 채굴업 등과 같은 지속적인 고위험 분야에 대한 일정부분 투자 회수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핑크 회장은 지난해 1월에는 “양극화·환경 등 사회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업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사회적 목적'이 분명한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예전처럼 '돈'만 버는 기업보다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경영을 해 달라는 요구다. 

특히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 이하로 하락할 것이 유력시 되고, 돌발 변수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경제 전망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는 더욱 줄어들었다. 핑크 회장은 줄곧 ‘기업의 목적과 이익’을 강조하고 있다. 2017년에도 ‘사회적 가치’와 같은 맥락에서 ‘기업의 목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2018년에는 ‘기업의 목적의식’이란 제목의 메시지를 보냈다. 올해는 더욱 강력한 투자 철회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역시 핑크 회장은 기업의 목적을 강조한 바 있다. ‘기업의 목적’은 산업화 시대에서 기업은 경제적 이익만 추구한 반면 지금의 기업은 사회적 이익을 우선 시 할 때 경제적 이익이 따라온다는 의미를 되풀이 한 것이다.

핑크 회장은 ‘블랙록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면서 기업들의 변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핑크 회장은 “사회는 공적 및 사적영역 모두에서 기업이 사회적 목적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블랙독이 투자한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 '압박'에 까지 나선 모양새다.

실제 블랙록은 파클랜드 고교 총기사고 이후 총기제조사와 유통업체에 대한 투자정책을 재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2700개 회사 4800명의 이사에 대해 반대투표를 하거나 결정을 보류했다. 핑크 회장은 그러면서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경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면 이사회에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은 올해 투자 전략의 중심을 '기후 변화'에 두고 환경적 지속성을 투자결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반면 석탄 채굴업 등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회수하겠다는 경고도 전달했다. 사진=Pixabay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은 올해 투자 전략의 중심을 '기후 변화'에 두고 환경적 지속성을 투자결정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반면 석탄 채굴업 등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회수하겠다는 경고도 전달했다. 사진=Pixabay

블랙록의 이 같은 방침에 영향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회공헌을 수행하는 전담 부서를 갖추고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에 12억 달러이상을 시민단체에 기부했다. 또 구글은 최근 5년 이상 10억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으며, IBM은 직원들을 개발도상국으로 보내 프로보노 활동을 하게 하는 연간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닐 하트만 교수는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은 기업들이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기여하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믿는다”라며 “만약 밀레니얼 세대가 기여와 어떤 방식으로든 직원들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이름이 알려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기여와 자선활동이 있는 회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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