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 연휴 기간 4대 궁, 자연휴양림, 미술관 등 무료 개방 진행한 곳 많아
● 꾸준한 무료 관람 행사 펼치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오다
[자투리경제=김지선 SNS에디터] 이번 설에도 변함없이 서울 시내 4대 궁(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과 휴양림, 미술관의 무료 개방 행사가 이어졌다. 이러한 명절 무료 개방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간과 금액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자투리 문화 향유의 기회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설을 맞아 무료 개방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다녀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현대미술 작품의 수집·보존·전시부터 관련 조사와 연구, 국제교류 및 미술 활동의 보급을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2013년 11월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개관한 서울관은 현대 사회의 급변에 따라 달라진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만큼 과천관과 덕수궁관보다 접근성과 규모에서 크게 보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안국역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관은 주차장도 넓고 최초 1시간 2,000원으로 주변보다 주차료도 저렴해 승용차를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유료 관람 티켓을 구매하거나 미술관 로비 층에 마련된 아트숍에서 물건을 사면 1시간 이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이용해 보니 오후에는 주차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미술관을 들르는 사람들도 많았다.
"어서 오라" 쪽문을 열어주는 미술관
설 연휴 오전에 방문한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가했다. 설날 이벤트도 진행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앱을 깔고 공을 뽑는 행사로, 무선 충전기, 무선 아이폰, 포스트잇 등 상품이 쏠쏠했다. 가족 단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앱은 기존 오디오 가이드 단말기 서비스를 대신해 작품 앞에 서면 해당 작품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정보화 기술을 구현한다. 미술관을 직접 방문하면 직원이 친절하게 더 많은 무료 관람 정보를 소개해 준다.
서울관의 기본 관람료는 보통 4,000원으로, 단 기획전시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금요일, 토요일에는 6시 이후 무료 발권으로 오후 6시~9시 야간 개장 관람이 가능하다. 24세 이하 유·청소년과 65세 이상 무료이며, 학생증을 소지한 대학생도 요일, 시간과 관계없이 무료 이용 가능하다.
<미술관 도시락: 미술을 비로소 즐기다>는 직장인 단체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으로 10인 이상 40인 이내의 인원으로 유선 접수 및 신청하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인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전체 무료 관람이 인기다. 무료 관람 이벤트가 이쯤 되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미술관을 좀 더 쉽게 이용할 만하다.
알찬 기획, 신선한 콘텐츠로 일상 충전!
무료로 즐기는 자투리 문화생활이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면 굳이 내 소중한 시간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립이라는 이름을 충분히 자랑할 만큼 훌륭한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관 1, 2전시실 《올해의 작가상》이 펼쳐지는 곳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관객은 새로운 세계에 던져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관 객 스스로 큰 새장에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되는 홍영인 작가의 작품부터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작가들의 영상과 구조물 등은 기존의 미술 전시를 뒤집는 다양한 시도들로 관객에게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겨준다.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창의적 역량을 보여주는 작가들을 선정하고 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미술시상이자 전시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과 담론을 만들어내며, 한국 현대미술의 비전을 제시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선정된 전시 작가는 김아영, 박혜수, 이주요, 홍영인이다.
인간과는 다른 소통 방식을 가진 '새'에 대한 탐구를 신작에 반영한 홍영인의 전시도 이색적이지만, 박혜수의 가상으로 설립한 휴먼 렌탈 주식회사 <퍼펙트 패밀리>의 전시도 인상적이다. 가족 대행 서비스, 이별 통보 대행 서비스 등 시트콤에서 등장할 법한 가상의 서비스를 통해 현대 사회 속 가족의 해체 문제를 날카롭게 담아낸 모습이 의미심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기념한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또한 못 보고 지나치기 아까운 전시다. 2월 9일까지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중 동시대 파트에 해당하는 3부 전시가 진행된다. 집단적 연대감과 분열, 혼돈이 공존하는 '광장'을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고 성찰하게 하는 공간으로 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 간 중간에 세워진 1평짜리 집과 영상, 사진이 외부의 힘과 권위에 의해 결정되는 난민이나 이주민들의 불안한 삶을 연상시키는 등... 사진, 영상, 설치 작품, 공연, 단편소설집 등의 다양한 플랫폼과 시도가 일상에 지쳐 있던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와 함께 미술관 이벤트에 참여하던 주부 A씨는 “연휴에 우연히 들렀다가 무료입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 기쁘다”라며, “마음이 있어도 쉽게 즐기기 힘든 것이 문화생활인데, 이런 좋은 무료 행사를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성장의 시대라고 해서 삶의 즐거움까지 저하되면 안 되겠다. 자투리 무료 혜택으로 본인과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문화생활을 가깝게 즐겨보자. 조금만 알아보면 즐거운 자투리 문화생활은 우리 주변에 쏙쏙 알차게 들어차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문의: 02-3701-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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