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테크핀 기업 최초로 증권업 진출에 성공했다. 카카오페이가 최대주주가 된 바로투자증권은 6일 카카오페이의 계열사로 편입되고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해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을 최종 승인했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가 재무건전성, 부채비율,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2018년 10월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4개월여 만이다. 바로투자증권은 기업금융에 특화한 중소형 증권사로 2008년 설립됐다. 

바로투자증권의 영위업무는 증권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증권 투자매매업, 채무증권 투자매매업 등이다.  지난 2018년 매출액은 631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이고 2018년 말 기준 임직원은 143명이다. 

◇ 국내 최대 핀테크플랫폼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대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톡의 가입자기반을 바탕으로 2019년 기준 누적가입자수 3000만명, MAU 20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19년 3분기 거래대금은 12.9조원을 기록했다. 결제, 금융, B2B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간편결제 (카카오페이)와 송금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 내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주요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을 구사해왔으나 카카오페이의 사업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2019년 5월 카카오페이를 별도 앱으로 출시, 기존의 제휴 중심의 수익모델에서 직접서비스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KB투자증권 이동륜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라이선스 취득으로 인해 CMA, MMF, 주식거래 등 모바일 기반 B2C 사업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수신 및 이자지급이 가능해짐으로써 카카오페이머니 충전 역시 활성화되고, 자금 유입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타 증권사의 상품을 소싱하는 기존 형태에서 직접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맞춤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마케팅비와 수수료가 수반되는 결제, 송금과 같은 저마진 사업비중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손익구조 역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성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통해 결제, 송금, 인터넷전문은행 등 서비스를 영위하는 데 이어 이번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핀테크 생태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터넷 업종 톱픽(Top Pick) 관점을 유지했다.

이베스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기존 카카오머니 계좌는 이자 지급이 없었으나 향후엔 CMA 계좌를 바탕으로 한 수신업무도 가능할 것”이라며 “일정규모의 수신이 쌓이면 여신업 무(대출업무)도 가능하고 카카오톡과 연계한 국내외 주식, 채권, 펀드 등 트레이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데이터 3법중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가능한데   이는   바로투자증권사 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카카오페이의 빅데이터 결합으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의 사업현황. 자료=KB증권

◇ 카카오페이증권, “투자·자산관리 대중화 앞장설 것”

카카오페이증권측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편의성·연결성·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 카카오페이 사용자를 증권 고객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충전식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바꾸면 기존 200만원 한도가 사라지고 이자 수익과 1인당 최대 500만원의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오는 5월 31일까지 매주 평균 보유액 1만1원~100만원 구간에 대해 연 5%(세전) 이자를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 브랜드를 활용한 펀드 등 투자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존 P2P업체의 투자상품을 중개하는 방식이었으나 앞으로는 펀드, 부동산 등의 상품을 직접 출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 “IB·자산관리 업무에서 당장 두각 나타내기 힘들 것”

카카오페이증권이 누구든지 자산관리 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IB·자산관리 업무에서 당장 두각을 나타내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 있다..

이미 기존 증권사들의 경우 브로커리지 업무에서 벗어나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IB 업무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WM) 업무에 업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규모 고객 기반의 주식 위탁매매 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는 있지만 오랜 경험과 신뢰가 필요한 IB·자산관리 업무에서 수익을 창출하기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본규모가 작다는 것도 타 증권사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규모는 카카오페이 자본금 1108억원에 바로투자증권의 601억원을 더해 약 1700억원 정도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8조5523억원)와 약 50배 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이 리테일 영업에 주력하는 만큼 단기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고객 유입 규모가 커질 경우 대형 증권사에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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