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21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 지수가 2220선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210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 지수가 2220선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로 급락한 한국 증시가 최근 2223포인트까지 반등했다. 11일 코스피는 사흘 만에 반등하며 전 거래일보다 22.05p(1.00%) 오른 2223.12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203억원, 93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30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시가 빠르게 반등한 점을 보면 투자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증시를 좌우할 주요 변수를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주요 체크 포인트는 △작년 8월 이후 증시 반등의 근거로 작용한 기업 이익 전망치 개선의 속도 △증시 상승폭과의 비교 △공매도 거래 비중 등이다.

먼저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를 살펴보면, 현재까지 시가총액 비중으로 70% 이상의 종목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발표 종목들의 영업이익은 전망치 21.7조를 4.7% 하회한 20.7조, 순이익은 전망치 13.3조를 45.5% 하회한 7.3조로 집계된다. 에너지, 철강, 자동차, 은행, IT하드웨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의 순이익이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4분기 순이익의 전망치 하회폭이 과거 평균 30%대인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실적이다.

업종별 4분기 순이익 전망치와 발표치. 자료=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최근 이익 전망치 변화도 부정적이다. 전반적으로 2019년 12월 이후 소폭 개선세를 나타냈으나 올해 연초 이후 다시 악화되는 패턴이다. 상대적으로 미국 증시만 양호한 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실물 경기 둔화폭에 따라 추가적인 아시아 증시 이익 전망치 하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부담이다.

작년 4분기 이후 증시 반등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랐다는 점에서 12개월 예상 PER이 11.2배로 과거 5년 최대치 11.4배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추가로 신종 코로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증시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공매도 거래 비중이 2010년 이후 꾸준히 늘면서 증시 거래대금 대비 비중이 7~8%까지 증가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과거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공매도 거래가 늘며 증시가 하락 전환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1개월 누적 공매도 거래 금액을 살펴본 결과 작년 8월 이후 하락추세를 보이다 연초 이후 급증하여 작년 최고치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종별로 볼 때 에너지, 조선, 소매(유통), 금융, 디스플레이가 10% 이상으로 높았다. 화학, 철강, 상사(자본재), 유틸리티는 2019년 이후 공매도 비중이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며 10%에 근접했다. 호텔업종도 최근 공매도 비중이 빠르게 상승했다.

물론 공매도 비중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주가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작년 3분기의 아모레퍼시픽, 삼성전기의 경우처럼 공매도 비중이 높고 장기간 하락한 종목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을 때 기존 공매도 청산이 단기에 몰리며 주가 단기간에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 공매도 거래 비중이 다시 증가한 점을 볼 때 추가 반등보다는 일정 수준의 하락 가능성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공매도 증가가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며 단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현재처럼 증시 전반적인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시기라면 그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메리츠종금증권 강봉주 연구원은 "현 주가는 완만한 이익 개선세를 충분히 반영했으며 최근 공매도 거래 비중이 다시 증가한 점을 볼 때 추가 반등보다는 일정 수준의 하락 가능성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의 주가 반등폭이 이익회복 속도에 비해 가팔랐고 다소 부진한 4분기 실적 발표 내용, 코로나 바이러스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증시 추가 반등보다는 횡보 또는 2100포인트 전후까지 하락흐름을 예상한다"며 "코로나 이슈 하락 후 이미 1차 반등이 나타난 현 시점에서는 추가 반등 종목보다 하락 가능성이 높은 위험 종목을 피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1개월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30개 종목을 단기 고위험 종목으로 제시했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 리스트. 자료=메리츠종금증권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