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003년 SARS 당시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그 결과 글로벌 통화량이 회복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박정우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2003년 사스 때보다도 더 심각하다"며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2~3배 정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할 경우 이자비용 감소로 늘어난 가계 소비지출이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 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량 확대는 일정 시차를 두고 투자 증가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사스 때와 비교할 때 2~3배 정도 커진 중국경제 규모. 자료=한국투자증권
자료=한국투자증권

코로나 19가 중소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업 보다 훨씬 큰 상황이다. 당장 도소매 자영업자와 중소 여행사들이 받은 직격탄으로 인해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경기는 더욱 악화될 우려가 높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자비용 감소가 그대로 민간소비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상당부분이 소비지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이자비용 감소로 늘어난 소비지출은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 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따라서 경기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로 현 시점에서 부동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인하를 머뭇거릴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저금리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어느 정도 일조한 것은 사실일 수 있지만 통화정책의 본질은 부동산이 아니라 경기와 물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의 경제 여파 대응방안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금리 인하는 사실상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정도 확산될지, 지속기간이 얼마일지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은 조금 이르다는 반응을 보인 셈이다.

이 총재는 "2015년 메르스 당시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본격적인 하방기에 들어설 때였고 지금은 경기가 바닥을 지나서 회복되려고 하는 단계"라며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금통위는 지난달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안정에 무게를 실으며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었다. 사진=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달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안정에 무게를 실으며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었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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