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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이 통제를 벗어났다고 느꼈을 때 공포는 빠르게 확산된다. 반대로 질병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지면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화된다. 최근 코로라19 여파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지만 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요인이 사라질 기미를 보일 경우 급속도로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자투리경제=김지선 SNS에디터]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강하지만 반대로 질병에 대한 통제가 가능해지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폭은 결코 적지 않다. 공포감의 시작을 지난 1월말로 잡는다면 주가는 이번 사태로 고점대비 약 8% 가량 조정을 받은 상태다.

주가를 먼저 살펴보면 작년말 이후 반등 추세를 이탈했다. 추세 내 조정을 벗어나 그 이상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추세 이탈이 지속된다면 코로나19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됐거나 글로벌 주도주(반도체, 전기차 등)의 조정을 예상해볼 수 있다.

환율 추이도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유독 가파르다. 중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신흥국 리스크 지표와 연동돼 왔다. 신흥국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될 때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고 그 임계점은 1200원선이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2015년 이후 5번째 1200원선 위로 올라섰다.

최근 코스피 추이를 보면 작년말 이후 시작된 상승추세가 무너진 상황이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20세기 이후 판데믹 사례

문제는 주가, 환율, 금리의 정상화 여부다. 추세 이탈이 장기화된다면 질병이 아닌 펀더멘털 본연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경기 및 기업실적)’이다.

바이러스 판데믹의 대표 사례인 스페인 독감은 1918년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창궐했다. 당시 1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보다 많은 50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20~30대의 사망자 수가 집중된 탓에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을 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금융시장의 반응이었다. 유례없는 사망자 수를 기록했던 스페인 독감이지만 사망자 수가 급증한 1918년 10월 이후 1919년 2월초까지 4개월간 주가 조정폭은 약 11%에 불과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스페인 독감과 같은 이례적인 판데믹의 사례도 10% 전후의 주가 조정이었음을 본다면 공포의 강도가 지금보다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라며 "비단 스페인 독감이 아니더라도 질병(전염병)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단기’ 이슈에 그쳤던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독감 사망자 수와 주가-금리 추이. 자료=메리츠종금증권
역대 전염병 발생 당시 미국 주가 성과. 자료=메리츠종금증권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를 어느정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은 2번의 금리인하를, 한국은 한 차례 수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했다. 미국채 2년은 1.247%로 정책금리인 1.75%보다 50bp 낮게 형성되고 있고, 한국 국채 3년은 1.145%로 기준금리보다 11bp낮다.

한국의 경우 미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금리 정책에 있어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점이 문제다. 미국, 홍콩, 캐나다, 노르웨이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이미 금융위기 이후 정책 금리 최하단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추가 금리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향후 정책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동시에 줄 수 있다. 더욱이 이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도 제로(0) 금리 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이 연구원은 "이번 질병의 파급력을 예의주시 해야 하지만 질병 자체만으로서의 시장 충격은 반영했다고 본다"며 "오히려 관건은 시험대에 놓여 있는 주가, 환율, 금리의 정상화 여부"라고 진단했다. 그는"추세 이탈이 장기화된다면 질병이 아닌 펀더멘털 본연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그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으며‘정상’ 시장으로의 추세 복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돌파했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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