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송지수 일러스트레이터]
일러스트=송지수 자투리경제 SNS에디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정부 움직임이 여간 미덥지가 않다.

국무총리까지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지만 치밀하지 못하고 문제가 생긴 뒤 뒷북 대응하는 양상을 되풀이하고 있다.

중·경증 환자 치료 등 치료 우선체계 마련, 의료 인력 수급 및 지원 방안, 병상 확보, 마스크 공급 까지 모든 게 허술하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정하고, 고위험군은 일괄 중증환자로 분류해 감염병 전문병원이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원에서 치료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노인과 만성질환자가 급격한 증상 악화로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일이 발생하자 고위험군 먼저 입원시켜 증상을 관찰하겠다는 조치가 이제서야 시행된 셈이다.

환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중증환자를 우선 치료하는 게 응급 처지의 기본 상식이다.

또 경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시설도 태부족인 상황이다. 현재 대구에서 확진판정을 받고서 자택 대기 중인 환자가 2000여명에 달한다. 이들 대기환자를 수용해 치료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상황인데, 병실 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가 아니라 일부 지자체가 나서서 병상을 공급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에도 가지 못하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우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 대해 순번 근무나 대기 근무 등 효율적인 인력 수급 대책을 적용했어야 했다. 하루 12시간 이상 휴식 없이 진료에 임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피로누적은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어떤 의사는 과중한 업무에 실신했다가 깨어나 진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몸을 감싸는 방호복을 입고 땀투성이로 일하는 이들 진료진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제2의 리원량이 나와야 제대로 정신을 차릴 것인가.

마스크를 차질없이 공급하겠다는 것도 말만 앞선 립싱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2일부터 우체국에서 마스크 판매한다고 했지만 대구·청도 등 코로나 특별관리 지역과 전국 1406개 읍면 우체국으로 제한돼 있다. 서울을 비롯한 도심지역 우체국 지점에선 당분간 마스크를 구입할 수 없다.

더욱이 마스크 판매처마다 수 백미터씩 길게 줄을 서는 마스크 대란 사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마스크 하나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로마트를 통해서도 판매를 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하나로마트에서는 판매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위급상황 발생시에는 그 어느때보다 신속하면서도 빈틈없는 대응이 필요하다. 말로만 과도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다. 대구 봉쇄라는 실언을 해서도 안된다.

원고도 없이 수십분 정도의 인사말 정도는 거뜬히 해치우는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묵묵하게 현장을 살피고 촘촘하게 대응하는 실무형 지도자를 국민들은 원한다. 어려울 때에는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나무처럼 든든한 정부가 되어줬으면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오후 4시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총 4335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4시부터 하루 동안 증가한 확진자는 총 599명이다. 사진=픽사베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오후 4시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총 4335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4시부터 하루 동안 증가한 확진자는 총 599명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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