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앞다퉈 부양 패키지를 내놓고 있으나 정책공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픽사베이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50억 유로(약 33조 9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75억 유로를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 부양책의 하나로 올해 말
까지 급여세 면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NH투자증권
급여세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법인세 1.1%보다 높으며 급여세가 연간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법인세 7.4%보다 높다.

주요국 정부들이 이같은 부양책을 제시하면서 지난밤 뉴욕증시가 급반등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장초반 3% 가까이 하락하며 S&P 500 지수는 장중 2750p를 하회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 발언에 6% 급등하며 4%대로 마감했다.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해 OPEC과 공동 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을 남긴 점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었다. S&P500 금융 섹터는 밤사이 6.0% 상승했다. 유가 급락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를 일부 완화했다는 의미다. 안정성과 유동성 관련 지표들도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급여세 0% 인하 조치 등 감세 중심의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경기부양 패키지는 크게 3가지다. 급여세를 2020년 기존 12.4%에서 0%로 인하하고 시급 근로자, 파트타임, 블루칼라, 중소기업 대상 유급휴가를 지원한다. 또 호텔, 레저, 항공 등 산업에 대한 조세 유예제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급여세율은 고정 세율이라는 점에서 연소득이 높은 종업원일 수록 실질적인 급여세는 더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급여세 면제는 중산층에 수혜가 가장 큰 정책이다.

급여세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법인세 1.1%보다 높으며 급여세가 연간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법인세 7.4%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2018년 실행된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보다 더 큰 경기부양정책으로 여겨진다.

NH투자증권 조연주 연구원은 "하지만 연간 급여세에 따른 세입이 2018년 기준 1.17조달러. 미국 재정적자 규모가 1.1조달러(GDP 대비 4.6% 수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급여세 인하에 대응한 세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재정적자는 2조달러가 될 수 있다"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기대감은 현실적 문제에 따른 실망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부양 패키지 발표 이후 금융시장 반응이 사뭇 다른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S&P500과 나스닥 지수 선물은 2%대 하락 중이다. 애플 등 시가총액 상위 소비 관련 종목들이 시간 외에서 2%대 하락했다는 점은 재정부양 패키지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약속했던 부양 패키지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긴급 재정부양 패키지 의회 통과는 과거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양당은 금융위기 당시 긴급 유동성 공급을 골자로 하는 TAPR(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를 한차례 부결시켰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책 공조 실현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NH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다음주는 연준,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를 연이어 앞두고 있다"며 "글로벌 정책 공조 가시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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