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면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락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생산과 소비 밸류체인 문제를 넘어 한계 기업들의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위기가 미국의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주택가격은 -17%, 부동산 시가총액도 -10%나 급감했다.

당시 미국 부동산의 추락으로 인해 코스피는 고점대비 -55% 급락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100 기업들의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 분포도를 보면, 가장 비중이 높았던 구간은 -75%~-60%였다.  

최악의 경우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처럼 미국 부동산 침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다.자료=하나금융투자
자료=하나금융투자 

그러나 위기가 미국 부동산까지 확산되지 않았던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필두로 한 선진국 재정위기 당시 코스피100 기업들의 고점 대비 주가 하락률 분포도를 보면 가장 비중이 높았던 구간은 -60%~-45%였다.
   
현재 코스피100 기업들의 주가 고점 대비 하락률 분포도를 보면  -60%~-45%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고,  그 다음이 -75%~-60%다. 국내 개별 기업의 주가 조정 정도는 이미 2011년 선진국 재정위기 수준을 넘어서 일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진행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나 금융시장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은 상황에서는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도 극단적인 처방을 할 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정점 통과 과정에는 2009년 연준의 MBS(주택담보증권) 매입이 있었고, 2011년 선진국 재정위기 때에는 ECB의 LTRO(장기대출프로그램) 실행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이 있었다. 

관건은 오는 17~18일로 예정된 FOMC회의에서 어떤 극단적인 처방전을 내놓을 것인가이다.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양적 완화정책의 옵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금융시장 위기시 곧바로 반등하기 보다는 회복에 시간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재만 연구원은 "큰 위기는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겼다"라며 "2008년과 2011년 위기 이후 지수는 V자 반등을 하지 못했고, 단기에 이전 저점 수준까지 하락하는 2차 조정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위기 탈출의 키는 외국인 매수 전환 여부"라며 "단기적으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비중(국내 공매도 6개월 금지)이 높은 기업들의 숏커버링이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부동산 침체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던 2011년 선진국 재정위기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전세계적인 시스템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시스템 위기가 왔을 때는 2가지 주요 특징이 있었는데 이는 과잉 투자 상황과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요국들은 과잉투자 상태였다.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디레버리징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경기 부양과 회복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했다.

IBK투자증권 박옥희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금융기관에 대한 위험자산 투자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2008년에는 자기자본비율이 낮다 보니 금융기관들의 지불 리스크가 문제됐는데 현재는 그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고정자산투자 및 주요국 예금기관 자기자본비율 추이. 자료=IBK투자증권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