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타츠오 사례로 보는 도촬(盜撮)과 예술의 경계

 지난 2월, 후지필름(FUJIFILM)은 새 미러리스 카메라 ‘X100V’를 출시하면서 X-포토그래퍼(후지필름과 계약한 유명 사진가)들이 해당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긴 프로모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올라온 영상 중에는 일본에서 길거리 사진을 찍기로 유명한 사진가 ‘스즈키 타츠오’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스즈키 타츠오가 길거리의 일반인에게 당사자의 허락 없이 카메라를 들이밀고 그들의 당황하는 얼굴, 불쾌함을 드러내는 표정 등을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스즈키 타츠오의 무례한 모습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반감을 표했고 결국 후지필름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X-포토그래퍼 명단에서 스즈키 타츠오를 제명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사진 커뮤니티에서는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가 우선인가 개개인의 초상권이 우선인가 그리고 도촬과 예술의 경계는 어디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오갔습니다. 사진을 다루는 유튜버들도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본인의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Tokyo

Tatsuo Suzuki / 鈴木 達朗(@tatsuo_suzuki_001)님의 공유 게시물님,

[스즈키 타츠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그의 사진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편 이러한 영상을 여과 없이 공식 사이트에 게시한 후지필름의 태도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스즈키 타츠오가 평소 작업하는 사진들이 도촬을 당하는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X-포토그래퍼로 계약한 점과 자사 카메라를 소개하는 공식 영상에서까지 사람들을 도촬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에서 후지필름이 어떤 사진을 장려하는 것인지 우려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8만명이 넘는 사람이 스즈키 타츠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하나 확실한 것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찍거나 사진을 인터넷에 업로드 할 때에는 당사자의 허락을 받는 것이 좋다는 사실입니다.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사진을 올렸다가 추후 사적이든 법적이든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는 것 보다 사전에 허락을 받고 게시를 한다면 싸움의 불씨를 제거할 수 있겠지요.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길거리에서 우연히 찍힌 누군가의 모습조차도 인터넷에 올릴 때에는 조심하는 습관을 모두가 들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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