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편  예술의 도시로 거듭 태어난 스페인의 철강 도시 빌바오(Bilbao)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Museo Guggenheim Bilbao)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Basque)의 중심지로, 과거부터 인근 지역의 철광석을 바탕으로 제철 공업이 발달했다. 네덜란드가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을 당시에는 네덜란드의 모직물 산업에 필요한 양모와 포도주 등의 교역이 이루어져 스페인 내에서 손꼽히는 항구 도시로 성장했고 18세기까지는 수출이 정점에 이르렀다.

1737년 빌바오의 상업 재판소가 포고령 형태로 법을 공포한 것이 스페인 최초의 상법의 기초가 되기도 했고 19세기 말 산업 혁명이 일어났을 때 영국 자본이 많이 유입되면서 영국으로 철강을 수출해 산업화를 이루었다. 19세기에는 프랑스군에게 도시가 약탈당한 이후 왕위 계승 전쟁에 휘말려 4차례나 공격을 받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한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다른 바스크 자치 지역과 마찬가지로 분리주의 성향을 보이고 한때 분리 독립을 위한 무장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재는 금속과 화학 공업이 발달했고 지금은 사양 산업이 되었지만 조선업 등이 성행했다. 특히 다양한 색의 대리석 판재 위에 금을 입힌 독특한 투조 세공 양식을 사용해 '빌바오 양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내에서는 경제 수준이 높은 축에 속하는 도시에 포함된다.

 

빌바오는 또한 스페인의 금융 중심지이기도 하다. 다국적 거대 은행 그룹인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 은행(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 줄여서 BBVA 베베우베아)'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BBVA는 현재 마드리드에서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 중 하나인 '빌바오 은행 타워'에 마드리드 지부를 두고 있고 한때 스페인의 프로 축구 리그인 라리가의 공식 스폰서를 맡기도 했다.

빌바오 지도.      Google map
빌바오 지도. Google map

 

1920년대 이 지방의 풍부했던 철강 자원이 고갈되면서 위기를 맞았고, 1970년 경기 침체로 빌바오의 성장은 멈추고 중공업 기반의 도시 경쟁력도 약화되기 시작했다. 더우기 1980년 들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철광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면서 경쟁력 하락은 가속화되고 이어 몰아닥친 1980년대 경제 불황은 빌바오를 쇠락으로 이끌게 된다.

또한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의 빈번한 테러로 도시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83년 유래 없는 대 홍수가 빌바오를 엄습하였고, 대 홍수는 도시를 덮쳐 2층 높이까지 완전히 잠겨버렸다. 결국 1980년대 중반 빌바오의 실업율은 35%에 달하고, 한때 45만 명이 육박하던 인구도 35만 명으로 줄어드는 등 빌바오는 점점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빌바오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영국 글래스고우(Glasgow)나 미국 볼티모어(Baltimore)와 같은 도시재생의 선진 사례들을 벤치마킹하고 1986년 도시 기본계획을 세우고 7군데 지역 재생 사업을 추진한다. 이어 스페인 정부와 바스크 지방정부가 절반씩 투자해 발바오 리아 2000(Bilbao Ria 2000)’을 설립하고, 지역의 대학, 금융, 철도, 전기, 빌바오 시청 등 빌바오의 모든 민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빌바오 메트로폴리-30’을 세우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뒤에서 설명하는 구겐하임 미술관 건설 외에 도심 강변의 항만 시설을 철거하고 이들 항만들을 네르비온(Nervion) 항구 바닷가로 이전시키고, 제철소가 있던 지역은 전차가 다니게 하고 녹지를 만들고 친환경 도로를 건설해 도시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이러한 빌바오 재생 프로젝트의 핵심은 구겐하임 미술관과 같은 예술성을 고양하고 문명의 이기 중심에서 벗어난 사람 중심의 새로운 문화도시로 되살리고자 하였다.

발비오 도로는 자동차 중심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자동차 도로 넓이만큼의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인도와 자전거 등 친환경 모빌리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왕복 2차선의 자동차 전용도로 옆에는 자동차 도로의 1차선에 버금가는 넓이의 왕복 2차선 자전거도로를 갖추었고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인도는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합한 넓이만큼을 할당했다.

스페인 빌바오 네르비온(Nervion) 강변 풍경, 넓은 보행도로가 강을 따라서 조성되어 있다.   Photo by 최영규
스페인 빌바오 네르비온(Nervion) 강변 풍경과 주비쥬리 다리(Pasarela Zubizuri) , 넓은 보행도로가 강을 따라서 조성되어 있다. Photo by 최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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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의 빌바오 강을 가로지르는 주비주리 다리(Pasarela Zubizuri)는 일반적인 자동차를 위한 것이 아닌 사람을 위한 보행전용 다리이다. 주비주리라는 말은 바스크어로 하얀 다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안토니 가우디 이후 가장 스페인다운 건물을 짓는다고 명성이 자자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디자인한 이 다리는 아름다운 백색의 다리로 편리한 접근성을 기반으로 아름다운 곡선미로 주변 강, 산 그리고 주변 건물등과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 및 건설되었다.

빌바오(Bilbao) 재생의 화룡정점은 빌바오강변에 세워진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 Spain)은 미국의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이 설립한 세번째 해외 분관으로 빌바오 강 주변의 버려진 공장, 창고 그리고 화물역 부지에 장장 7년에 걸쳐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설계하에 1997년 완성되었다. 당시 세번째 구겐하임 분관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치열한 경쟁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발비오 시민 97%는 지나치게 많은 예산이 든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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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외관은 주로 티타늄, 석회암, 유리로 만들어졌고 프랭크 게리(Frank Gehry)는 빌바오 하늘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티타늄 소재를 선호했다고 한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 Spain)은 약 33천개의 티타늄 조각을 사용해 티타늄 조각들이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은은한 빛을 발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빌바오 구겐하임은 메탈 플라워(Metal Flower)라는 별칭을 얻었다. 199710월 개관 후 1년 동안 예상 방문객 35만 명을 훌쩍 넘는 130만 명이 발비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구겐하임 미술관 앞에는 거대한 크기의 거미를 만날 수 있다. 이는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거미, 마망(Maman) 이다.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이 작품 마망은 철판 조각을 이어붙인 거대한 거미 다리를 만들고 철망을 실타레처럼 엮고 그 속에 대리석을 넣어 몸통과 알을 품은 아랫배를 만들었다고 한다. 작가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와 불행했던 가정 환경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것을 해쳐나가는 어머니의 사랑과 어머니에 대한 경외심을 거대한 거미로 형상화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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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미술관 뒤편에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키 큰 나무와 눈(Tall tree and the Eye, 2009)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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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미국의 대표적인 전위 예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가 작업한 강아지(Puppy)가 구겐하임 미술관 앞 광장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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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내부 전시된 작품 중 유명한 것이 미국 작가 리차드 세라(Richard Serra)시간의 문제(The matter of Time)’이다. 이 작품은 거대한 하나의 압연 나선과 7개의 거대한 나선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사용된 재료는 약 2 inch 두께의 강판이고, 최대 길이 50피트, 높이 14피트로 수평 및 수직 축을 따라서 나선형으로 구성되었다. 이 작품이 전시된 전시실은 폭 80피트, 길이 430피트로 구성된 미술관 내에서 가장 큰 전시실이라고 한다.

 

Photo by 최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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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외부에 전시된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컬러를 보여주는 전시 작품은 툴립(Tulips)이다. 제프리 쿤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생존 작가 중 가장 비싼 작가로 알려졌다. 2012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의 작품 튤립(Tulips)3368만 달러에 낙찰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 작품 제프리 쿤스의 튤립(Tulips).   Photo by 최영규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 작품 제프리 쿤스의 튤립(Tulips). Photo by 최영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옆에는 살베코 주비아(Salbeko Zubia) 다리가 위치해 있다. 이 다리는 강당히 컬러풀하게 디자인되어 티타늄 중심의 강력한 단색을 지향한 구겐하임 미술과과 강렬한 대비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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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빌바오 아반도 지하철역(Bilbao-Abando railway station)의 홀에 장식된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디자인은 빌바오 지하철 디자인의 백미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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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화도시로 되살아난 빌바오는 2018올해의 유럽 도시(European City of the Year)’로 선정되는 등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더욱이 2020년에는 유럽축구선수권 대회인 ‘UEFA 유로 2020’이 이곳에 개최되기 때문에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받아 빌바오 방문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건축의 나라로 바로셀로나나 마드리드와 같은 유명 관광지의 이전 건축물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빌바오와 같이 현대 건축 디자인 그리고 친환경 도시 건축을 보면서 새로운 견문을 넓히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자료 출처

 

1. 위키페디아

2. 

https://brunch.co.kr/@kellyluvmore/107

3. https://blog.naver.com/hyosleegiu/220642713225

4. . https://happist.com/569107/%EC%8A%A4%ED%8E%98%EC%9D%B8-%EB%B9%8C%EB%B0%94%EC%98%A4bilbao%EB%8A%94-%EC%96%B4%EB%96%BB%EA%B2%8C-%EC%87%A0%EB%9D%BD%ED%95%9C-%EA%B3%B5%EC%97%85%EB%8F%84%EC%8B%9C%EC%97%90%EC%84%9C-%EB%AC%B8/

5. 세계를 간다. 중앙 M&B

6. 스페인 관광청, https://www.spain.info/en/

7. 스페인 한글 관광 가이드 북,

https://pdfworld.tistory.com/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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