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사태에 학교· 학생 모두 시행착오…많은 학생들 학사 일정 조정과정서 피해
●서둘러 온라인 강의로 전환된 탓에 서버다운· 접속 오류 자주 발생…학생들 불만 고조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설문 결과 "기존보다 강의 질 떨어진다. 등록금 반환해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학이 온라인 개강을 시행한지 2주가 지났다. 2주간 개강을 연기한 후 정상 개강을 하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첫 2주는 온라인 강의가 확정되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지 않자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수업 기간을 2주 연장하여 4주간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학교측도, 학생측도 당황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숭실대에서는 개강을 축하하기 위해 공과대학 학생회 차원에서 ‘코로나도 못 이긴, 개강한 공대’ 라는 현수막을 주문했다가 오프라인 개강이 미뤄져 낭패를 봤다. 온라인 수업이 급하게 연장된 탓에 현수막 주문을 미처 취소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현수막만이라도 걸어 둔 모습이다. 이에 학생들은 “코로나(조차)도 못이긴 공대”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외대에서는 온라인 강의 도중 교수가 카카오톡으로 음란물을 전송 받은 화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논란이 일었다. 한 학생은 익명 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해당 수업 장면을 게시하며 “나는 너무 충격 받아서… 드랍(수강취소)할 거야…”라며 당황스러움을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교수는 “어떤 에러가 발생해서 그런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한 것이라 당황스럽다”라며 “수업파일을 다시 만들어 올려 놓을 예정입니다” 라고 밝혔다. 이어 “수강생 여러분에게 불편함을 끼쳐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국외대 에브리타임

 한편 창원대에서는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나무위키(누구든 작성· 수정 가능한 온라인 백과사전) 주소를 알려주며 해당 항목을 일정 시간 이상 읽어야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두어 문제가 되었다. 학생들은 내용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언제든 누구나 수정할 수 있는 자료로 수업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카이스트는 일찍이 '무기한 온라인 강의' 실시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 까지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겠다는 셈이다. 또한 기숙사에 입주한 학생들도 퇴실 조치 시켰다. 카이스트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입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퇴실 조치를 명령받은 학생들은 "이럴거면 대전까지 왜 왔는지 모르겠다." 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페이스북

 이처럼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 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학사 일정 조정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존보다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며 등록금 환급을 외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 27개 대학 단체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14,069명)의 65.5%가 학사 일정 조정과정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고, 84.3%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총학생회 페이스북

이에 빠르게 대책을 내놓는 학교도 있다. 성균관대는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언제쯤 진정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온라인 강의 기간을 연기하기 보다는 1학기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여 학생들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막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수강 가능 최대학점을 3학점 늘려 학생들이 추가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조치하였고 이에 따라 각 수업의 수강 인원을 기존보다 20% 증대시켰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가 아직까지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갑작스럽게 온라인 강의로 전환된 탓에 동영상 강의를 위한 서버가 급증한 학생들의 트래픽을 견디지 못하고 수시로 접속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도 학생들의 불만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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