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속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자투리 문화 공간
● 그림도 그리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이색 카페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알록달록한 드로잉 작품으로 입구부터 화려했던 카페의 내부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네온사인의 환영 문구가 카페 벽을 장식하고 있지만 내부는 시끄러운 음악이 없어 조용하게 무언가에 집중하게 하는 공간이다. 커플 한 쌍이 커피를 마시며 조용히 펜을 움직이고 있다. 어수선한 시기에 비교적 각자의 공간이 지켜지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반가웠다.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드로잉 카페는 동시대 예술가들에게 최적의 레지던시 환경을 제공하고 그것을 일반인들이 향유하는 예술 레지던시 카페의 소비자 버전 같다. 카페 이용 손님들이 직접 예술가가 되어 예술적 경험에 즐겁게 참여해 만들어가는 공간인 것이다. 시간이 없어도, 미술 재료가 없어도, 실력이 꽝이어도 괜찮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편안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다.

드로잉 카페는 최근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키즈카페 형태부터 이젤이 놓인 본격적인 취미공간으로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드로잉 카페는 마이파파베어, 카페 화실, 피치그레이, 사유, 성수미술관, 붓 닿는 대로 등 인기 있는 체인이 많은데, 그 중 홍대에 위치한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에 직접 다녀와 봤다.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자투리 시간으로도 OK! 혼자여도 OK!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도화서가는 홍대 정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편하고 홍대 중심가의 혼잡함도 잠시 피할 수 있다. 홍대입구역에서는 도보로 10분 거리다. 대부분의 드로잉 카페처럼 입장권에 음료를 함께 구매하고 이용하는 형태다.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입구부터 다른 사람이 그린 다양한 그림이 걸린 패널을 볼 수 있다. 패널 옆에는 포토존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다양한 음료와 제빵 종류의 간식이 있어 장시간 체류도 너끈할 듯 싶다. 아무래도 때가 때인지라 소독과 위생이 걱정되었는데, 입구부터 손소독제가 준비되어 있고 직원이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어 안심이 되었다. 자리도 되도록 다른 손님과 떨어진 자리에 앉도록 유도해 주어 반가웠다.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탁 트인 창가 자리와 깔끔한 테이블석, 단체 손님이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석, 만화카페처럼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안쪽 쿠션 좌석 등 다양한 배치가 편안함을 주었다. 여느 북 카페 못지않게 다양한 연령대가 읽을 수 있는 폭넓은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특히 그림을 그리며 쉬러 온 고객을 배려한 스케치에 관한 책들이 많다. 카페 곳곳에 물감과 붓 펜을 닦을 수 있는 물, 드로잉에 도움이 되는 피사체 등이 있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안쪽에는 피아노가 한 대 있었다.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의 음료 세트
드로잉 카페 '도화서가'

자리에 앉아있으니 곧 벨이 울려 음료를 가지고 왔다. 팔레트에 담아주는 음료라니... 잠깐이지만 힐링이 되는 포인트다. 음료가 맛있어 더욱 좋았다. 팔레트와 함께 물이 내장된 붓 펜. 붓 펜을 닦을 수 있는 수건, 연필과 지우개, 작은 종이, 그리고 완성품을 담을 수 있는 비닐팩까지 받았다. , 이러면 정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려봐야 하나. 학교 미술시간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잠시 되짚어보며 그림을 그려 보았다.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오래전 묵혀둔 기억을 꺼낸 듯 반가운 경험이었다.

마스크를 쓴 채 근무하는 직원
요청에 의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포즈를 취한 직원 최민섭 씨

직원 최민섭(21) 씨는 좀 더 안심하고 이용하실 수 있는 팁을 드리자면, 평일 오전이 가장 한가하니 그때를 이용하시라 추천드려요. 카페에는 주로 10, 20대 분들이 많이 오시지만, 때로 그림 모임 활동을 하는 나이 지긋한 분들도 많이 찾으세요. 비치된 기타나 피아노 연주를 즐기시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있죠. 질병에 대처해 잘 관리하고 있고 맛있는 음료와 케이크도 준비되어 있으니 재미있게 스트레스도 풀고 취미 생활도 마음껏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삶에 밀려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꿈을 잊지 않았던 한 사람이 점심을 먹을 때마다 냅킨에 그림을 그려 후에 전시회까지 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우리가 재능을 펼치기에 필요한 것은 작은 자투리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이 난감한 시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작은 스트레스 해소의 출구도 이 작은 드로잉 카페에서 보내는 1시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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