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네티켓 지키기⑤] 토렌트를 통한 저작물 공유... 어디까지 처벌 가능할까?
[SNS 네티켓 지키기⑤] 토렌트를 통한 저작물 공유... 어디까지 처벌 가능할까?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0.04.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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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이전보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토렌트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토렌트는 사용자 간에 파일을 공유할 때 일반적인 경우처럼 어딘가에 있을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또 다른 사용자에게 직접 연결하여 파일을 공유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중고 물건 거래에 비유했을 때 중고상에게 물건을 매입하고 또 누군가가 그 물건을 중고상으로부터 구매하는 방식이 기존의 방식이라면 토렌트는 사용자와 사용자가 직접 물건을 거래하는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토렌트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칩니다. 토렌트는 파일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공유를 합니다. 음악 파일이 있다고 했을 때 해당 음악 파일을 토렌트로 공유하게 되면 음악 파일은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져 상대방에게 공유가 됩니다. 해당 파일은 모든 조각을 모아야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파일을 100% 다운로드 하기 전에는 온전히 실행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 중고 거래를 하는데 상대방한테서 부품을 조각내서 하나씩 받고 그걸 직접 조립하는 셈이지요. 물론 여기서 조립에 해당하는 과정은 토렌트 프로그램 상에서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한편 토렌트는 1대 1 공유 프로그램이 아니라 1대 다(多) 공유 프로그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고 파일을 다운받는 측에서 공유하는 측에 특정 조각을 요청하면 해당 조각을 가지고 있는 공유자 중 한 명이 다운받는 측에게 조각을 제공합니다. 이때 1번 조각은 A에게, 2번 조각은 B에게 받는 것처럼 해당 조각을 가진 그 누구에게서든 공유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운로드 받는 측에서도 특정 조각을 다운받는 순간 그 조각을 공유하는 입장이 됩니다. A에게서 1번 조각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1번 조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또 다른 누군가가 해당 조각을 공유하기를 요청하면 해당 조각을 전송할 수 있게 됩니다. 즉 다운로드를 받으면서 여태껏 받은 조각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사용자와 사용자가 이어지게 되는데, 이때 ‘시드(seed) 파일’이 사용자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시드 파일에는 특정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위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즉 사용자와 사용자가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또 다른 사용자가 끼어들 수 있게 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익숙하지도 직관적이지도 않은 방식이고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드실 수 있습니다. 어쩌면 수능 국어 지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셨을 수도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토렌트란 “파일을 조각내 공유하는 방식인데, 파일 조각을 다운받음과 동시에 여태껏 다운받은 조각을 공유할 수도 있는 방식.”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토렌트는 우측 방식에 해당한다

 

 토렌트는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와 사용자를 직접 연결해주기 때문에 속도 낭비가 적고 서버를 이용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거나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큰 용량의 파일을 공유할 때 획기적인 방법입니다. 인터넷이 갑작스럽게 끊겨 파일 다운로드가 중간에 멈추더라도 조각 단위로 파일을 다운받기 때문에 다운로드 받아 두었던 지점부터 다시 다운로드를 재개할 수 있고 모든 조각에 대해 유효성 검사도 하기 때문에 안정성 측면에서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공유되는 파일이 주로 영화, 드라마, 음악, 성인물 등 불법 복제물이라는 점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러시아 정부의 검열에 대항해 보안을 유지하여 자유를 보장해준다는 좋은 명분 하에 개발되었지만, N번방 사건에서 볼 수 있듯 불법의 온상이 된 것처럼 토렌트 역시 처음에는 좋은 의도였지만 지금은 불법적인 목적으로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토렌트를 통한 저작물 공유가 ‘불법 복제물을 공유하여 저작권법을 위반한다’라는 대략적인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토렌트라는 방식의 특성 상 어떤 법을 어떻게 어기고 있는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합니다. 저작권법 30조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에 따르면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사적복제에 해당하여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토렌트의 특성 상 사용자가 프로그램에서 억지로 공유 기능을 막아두지 않는 이상 다운로드와 동시에 업로드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파일을 다운로드 함과 동시에 공유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 경우엔 불특정 다수가 파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업로드 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 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파일을 조각내 공유한다는 방식이 난해하고 법률적으로 해석이 어려워 토렌트를 통해 파일을 공유한다고 하여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진 적은 없습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파일 공유 연결고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용자를 이어주는 ‘시드 파일’을 공유하며 저작권 침해를 방조하는 웹 사이트들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습니다.

인기 영화의 시드 파일을 공유하고 있는 어느 사이트
인기 드라마의 시드 파일을 공유하고 있는 어느 사이트

 2015년에는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에서 토렌트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판결(링크)이 나왔습니다. 소설가 A씨가 자신의 소설이 다른 작가의 소설과 함께 ‘소설 텍본(txt) 모음’이라는 파일 명으로 토렌트를 통해 공유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A씨는 해당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하며 확인 절차를 거쳤는데 이때 B라는 사람이 해당 파일 공유에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A씨는 이를 캡쳐하여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토렌트의 특성 상 B씨가 공유하고 있던 파일 조각이 A씨의 소설 파일 중 일부분에 해당하는 것인지, 다른 작가의 소설 파일 중 일부분에 해당하는지 입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파일 조각이 A씨가 쓴 소설 중 일부일 수도 있지만, 다른 작가가 쓴 소설 중 일부일 수도 있는 셈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A씨의 진술과 제출한 증거물만으로는 B씨가 A씨의 소설을 공유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만약 A씨가 파일을 받는 동안 B씨로부터 모든 파일 조각을 받았음을 증명해냈다면 법원이 A씨의 손을 들어주었을 지도 모릅니다. 다만 A씨가 제출한 증거물만으로는 이를 입증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렇게나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에 선뜻 조치를 취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고소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모든 것을 입증만 한다면 고소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에 100% 안전한 방식은 아닙니다.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에 또 한 번 요약을 하자면 “토렌트를 통해 불법 복제 파일을 다운받게 되면 업로드도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명확하게는 위법이 맞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고소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이를 제대로 단속하는 저작권자에게 발각되었을 경우 법정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복잡한 일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면 제일 좋은 방법은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 듣고 싶은 음악이 있을 때 공짜로 파일이 생긴다면 돈을 아낄 수 있어 좋겠지요. 그러나 해당 저작물을 창작하기 위해 피와 땀을 들여 노력했을 창작자를 생각한다면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바른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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