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둔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폭등했다. 유럽증시도 코로나19 피해가 큰 나라에서 인명 피해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자 큰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국내 코스피 지수도 7일 오후 3시 현재 1819.08를 기록하는 등 4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이날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고 반도체 부문이 양호한데다 환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누적 확진자수 추이를 보면 3월 23일 이후 확진자수 일간 증가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누적 확진자수도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

코로나1) 사태에도 삼성전자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59조8848억원)보다 8.1%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52조3855억원)보다는 4.9%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없었고 비(非)대면 업종의 호황으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반도체 리서치 기관은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2분기 서버용 DRAM 가격 상승률을 1분기 대비 20% 대로 예상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이 본격화되는 2Q20년에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라며 "양호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으로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타사 대비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 또한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서버-PC향 메모리 출하와 판매가격이 일정 부문 상쇄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2019년, 2020년 신규 설비투자 최소화로 공급이 제한돼 COVID 19 이후 메모리 시장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7일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6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4% 오른 4만9450원에 거래됐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7일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6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54% 오른 4만9450원에 거래됐다.

◆ 코로나 19 진정 기대감에 미국·유럽 증시 급등

세계 주식시장은 밤사이 코로나19 정점 통과 기대를 선반영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27.46포인트(7.73%) 폭등한 2만2679.99에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의 코로나19 집중 발병 국가에서도 신규 사망자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프랑스와 독일 등의 신규 확진자도 다소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유럽증시도 코로나19 주요국의 확산세 안정 기대감에 급등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74% 급등한 10,072.50으로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61% 오른 4346.14로 장이 끝났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 역시 4.99% 상승한 2795.97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34% 오른 5542.1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추가 경기 부양책 시사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네 번째 경기 부양책 규모가 최소 1조달러에 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 번째 재정 지출안은 세 번째 지출 법안 재원 보충 용도이며 추가 개인 직접 지원금 증액, 실업보험 연장, 푸드 스탬프 자원 증액, 중소기업 대출 자금 확대를 포함할 예정이다.

◆ 경계할 요소들…단기 급등 부담감↑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계해야 할 요인들이 있다. 우선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10배에 근접했다. EPS(주당순이익) 조정을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PER 상승은 추가 주가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

2020년 KOSPI EPS 증가율 예상치는 63.2%다. KOSPI 올해 이익 예상치는 1분기 실적 발표 중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산유량 감축 합의가 여전히 난항을 보이고 있다. OPEC+(주요석유수출국)는 임시 화상회의를 목요일로 연기하는 등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 모양새다. 미국 행정부와 셰일오일 기업들은 감산 동참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OPEC+가 산유량 감축에 합의한다고 해도 미국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크레딧 시장도 불안하다.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가 빠르게 반등하지 못할 경우 한계 기업 도산 가능성은 여전하다.

NH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유럽과 미국 코로나19 정점 통과를 선반영했다"며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기업이익 감소는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라는 점에서 환호가 끝나면 경계할 요소들이 부상할 차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3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어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2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은 기업들의 서버 수요는 양호한 반면 모바일 수요 감소 영향으로 성장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2분기에 판매 부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고, 가전(CE) 사업부 역시 글로벌 생산 기지 셧다운과 북미와 유럽의 가전 유통망 중단 등의 영향에 따라 2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우존스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사상 최고치에서 1~5% 하락했을 때 다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5일, 최대 64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상최고치에서 일단 5~10% 하락하면 회복에 평균 60일, 최대 263일 걸렸고, 이번처럼 30% 이상 하락한 경우에는 평균 6년, 최대 10년, 최소 기간도 2년이 소요됐다. 자료=한화투자증권
다우존스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사상 최고치에서 1~5% 하락했을 때 다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5일, 최대 64일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상최고치에서 일단 5~10% 하락하면 회복에 평균 60일, 최대 263일 걸렸고, 이번처럼 30% 이상 하락한 경우에는 평균 6년, 최대 10년, 최소 기간도 2년이 소요됐다. 자료=한화투자증권
자료=한화투자증권

◆ 기술적 반등 국면…본격 회복에 시간 걸릴 듯

국내 증시를 비롯 해외 증시가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상승세가 아닌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러스 확산이 느려지면 여러 도시가 다시 정상화되겠지만 경제가 정상화되고 기업이익이 예전 상태로 회복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느려지자 사람들의 심리 상태는 곧바로 호전되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두운 터널에서 서둘러 나오고 싶은 욕구에 투자심리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투자 심리가 개선돼도 기업이익이 증가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연구원은 “가을에 바이러스가 재차 확산될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에 이번에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된다고 해서 바이러스 공포가 사라졌다고 말할 수 없다”며 “하락 폭이 작았다면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지만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할수록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더 길어진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월요일(6일) 미국 주식시장의 급등으로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저점 대비 37% 상승한 상태”라며 “2008년을 예로 들면 유동성 위기가 진정되면서 기술적 주가반등이 있었지만 33% 반등 후 실물충격으로 주가의 2차 하락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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