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한계기업들이 도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미 대기업들도 마이너스 성장에 대비해 현금확보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19사태 이후 반세계화 역풍이 거센 가운데 항공·여행업계의 타격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세계교역 증가율이 약 6%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각국이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진=픽사베이]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19사태 이후 반세계화 역풍이 거센 가운데 항공·여행업계의 타격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세계교역 증가율이 약 6%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각국이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 보호무역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진=픽사베이]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 및 내수 침체로 인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한 기업들이 도산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주요 경제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향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도 상당할 것이라며 위기 이전의 안정세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고 세계교역량도 6%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코로나19 직격탄 항공업계 구조재편 가속화

무엇보다 글로벌 상품 공급체인과 인적교류가 막히면서 항공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연초까지 국적항공사(FSC 2개사, LCC 6개사)의 합산 여객수송량은 전년동기대비 플러스 성장을 했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한 이후인 2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63.8% 급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3월 5일 기준 총 98개 국가가 한국발 입국을 제한해 그나마 남아있던 출장 등의 상용수요까지 차단되며 충격을 키웠다. 현재 항공권 환불이 평상시대비 30배나 증가한 상황으로 항공권 환불금액이 발매액을 초과하는 등 항공사에서 현금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운영자금을 줄이고 최소한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노선 감편과 운휴, 기재 축소, 임직원 급여 삭감, 무급휴가, 희망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도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등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보유중인 현금성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대부분 항공사가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한국 항공산업은 작년부터 구조재편이 예견돼 있었다"라며 "2018년 하반기부터 저비용항공사들의 공격적인 기재도입에 따른 공급증가를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중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들 중심으로 실적악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인천과 김포공항의 슬랏(Slot) 포화 이후 상대적으로 수요가 약한 지방발 노선 중심의 공격적인 공급확대를 지속하면서 수급밸런스가 빠르게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객수송량이 크게 감소했다. 노선별로 보면 일본 -71.4%(연초 -39.0%), 중국 -84.2%(연초 +31.3%), 동남아 -61.8%(연초 +23.5%), 미주 -25.1%
(연초 +16.1%), 유럽 -39.3%(연초 +2.7%) 수준이다. 3월 예약인원 수도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
는데 이처럼 전 노선 수요가 급감한 경우는 공항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자료=한화투자증권
항공사 구조조정 내용. 자료=한화투자증권
항공사 구조조정 내용. 자료=한화투자증권

◆ 대기업들 대대적인 구조조정 돌입…“유동성 최대한 확보하라”

SK·롯데·CJ·두산 등 대기업들은 이미 점포 및 인력 감축, 부동산·계열사 매각, 사업 전환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덩치가 큰 기업이라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경우 한순간에 넘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서울영업소가 있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을 매각했다. 현금자산 중요성이 커지자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 매각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3년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를 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2400여억원에 사들여 스타필드를 지으려 했지만 최근 태영건설-메리츠종금 컨소시엄에 8158억원에 매각했다.

해태제과는 지난달 31일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빙그레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부채 상환과 핵심 역량 제고에 사용할 예정이다.

두산그룹도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방안의 일환으로 계열사 두산솔루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두산솔루스는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모두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오는 2022년까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600여개 오프라인 매장 중 200 여개에 대해 영업방식 변경 , 전대 , 매각 , 폐점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삼성증권 박은경 연구원은 "비록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부문의 최근 매출 실적은 2019년 대비 개선된 상황이나 점포별 휴점과 개점을 반복하며 영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진 못한 상황"이라며 "이는 구조조정을 조기에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