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 애플스토어 재개장... 중국 이어 전 세계 두 번째

 3월 중순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기 시작하던 무렵 애플은 중화권을 제외한 전세계의 모든 애플스토어(직영점)를 폐쇄조치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직접 제품을 손으로 만져보는 애플스토어의 특성 상 전염병이 퍼지기에 최적화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4월 중순, 애플은 한국이 코로나19에 훌륭한 대처를 함에 따라 가로수길 애플스토어를 다시 개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최초 사례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과 같은 영업을 할 수는 없어 사실상 '가개장'한 상태로 운영중입니다. 기존처럼 자유롭게 매장을 드나들 수 없고, 이용 범위도 한정된 상황입니다.

재개장 초기에는 현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없으며 미리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현장에서 물건을 수령하는 픽업 서비스와 제품의 수리, 문의를 담당하는 '지니어스 바'만 사전 예약 하에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매장에 재고가 남아 있다면 픽업 신청을 하지 않아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재고 존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미리 픽업 신청을 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난달 30일, 마침 아이패드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애플스토어 매장에 직접 방문해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 픽업 신청 부터가 난관... 입장할 수 있는 인원 한정돼 있어

 애플스토어 현장에서 물건을 픽업하기 위해서는 미리 애플스토어 웹 페이지를 통해 결제까지 완료한 후 택배 배송 대신 애플스토어 픽업 옵션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애플스토어 내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어 픽업 신청 역시 한정된 인원만큼만 받고 있었습니다.

 전날 애플스토어를 방문했다는 한 네티즌의 말에 따르면 새벽 6시 경 부터 픽업 인원을 온라인으로 받는다고 하여 직접 그 시간에 신청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다른 시간부터 픽업 신청을 받을 수 있으니 '일정 시간마다 픽업 신청이 가능해졌는지 확인해주는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픽업 신청이 가능해졌을 때 휴대폰에 연결된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전송하여 알림 소리에 잠에서 깰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침 5시 59분 픽업 신청이 가능해지자 휴대폰에 알림이 울리며 잠에서 깰 수 있었습니다. 눈을 반만 뜬 채로 결제까지 완료한 후 영업시간 중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픽업 신청을 하고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며 마저 잠에 들었습니다. 

 

◆ 직접 방문해본 애플스토어... 거리두기 이뤄지고 잘 이뤄지고 있어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입장 대기열에서부터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픽업 신청 시간이 되어 직접 애플스토어를 찾아갔습니다. 입장 대기열이 어느정도 있었지만 직원 통제 하에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로수길 특성 상 행인이 많아 대기열이 거리두기를 유지하더라도 실질적 사람 간 간격 유지는 잘 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미리 온라인을 통해 예약을 하고 온 입장객은 중간부터 줄을 서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입장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자가 건강 진단 문항과 함께 매장 내 간격 유지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내문 옆에서는 체온계를 든 직원이 입장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대기줄 간격은 1~2m 정도로 유지되었습니다. 혹시라도 앞 사람과 간격이 좁아진다면 직원이 와서 간격 유지를 당부했습니다. 이날과 다음날 두 차례 방문하는 동안 줄 간격 유지를 위한 안내만 열 번 가량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장 입구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었고 입장객은 직원 안내에 따라 의무적으로 손소독을 해야 했습니다. 미리 픽업 신청을 하고 줄을 섰기 때문에 약 10분 만에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픽업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이날은 이보다 두 배 정도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매장 내부는 평소보다 한산했습니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가 개장한 이후로 가장 사람이 없는 시기로 평상시의 1/3에서 1/4 수준입니다.

 

 기존엔 모든 테이블에 시연 기기가 빼곡하게 설치되어 있었지만 재개장 이후로는 최소한의 구성만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제품 구매나 체험이 아닌 픽업을 목적으로 오는 고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매장 전시용 제품이 남아있을 필요가 없을 뿐더러 전시용 제품은 많은 사람의 손을 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있어 전시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각 테이블에는 한정된 인원만 배치될 수 있었고 평상시에는 바로 옆에서 고객을 응대하던 직원들이 간격 유지를 위해 테이블 반대편에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각 테이블마다 2미터 간격 유지를 위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새 기계를 사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제품 픽업이 끝나고 물건을 챙겨 바로 매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매장 내 인원 유지를 위해 한 명이 나갈 때마다 한 명이 새로 들어오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직접 애플스토어를 방문해보니 우려했던 것 보다 대응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입장 대기 줄 부터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직원들의 안내 하에 잘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매장 내부도 평소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매우 한산했고 직원들도 안전 수칙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었으며 모든 고객들에게 안전 수칙도 확실하게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좁은 가로수길 인도에서 대기줄이 간격 유지를 하고 있더라도 행인들에 의해 혼잡해질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시되어 있는 제품 중 아이폰 케이스 처럼 사람의 손을 탈 수 밖에 없는 물건들은 따로 직원을 배치해 눈으로만 볼 수 있도록 안내를 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