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또 낮춘 가운데 추가 인하 여부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50%로 25bp 인하하면서 올해 성장 전망치 또한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번 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많다.

반면 재정 확대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또 낮췄다. 앞서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또 낮췄다. 앞서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 25bp 인하했지만 실효하한 근접으로 추가 인하 난망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한 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25bp) 축소, 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와 경기 모멘텀 개선 등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향후 한은의 국채 매입 규모에 따라 차별화되나 최소한 시장금리의 하락 압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있다. 한은 총재는 실효하한을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지만 자본유출 측면에서 보면 실효하한이 주요국보다 높은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로 한미간 기준 금리 격차는 25bp로 축소됐고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근접했다”며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부정적인 미 연준의 입장을 감안하면 경제전망의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는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요국의 경제 봉쇄 조치 완화에 따른 일부 경제지표의 반등 흐름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하로 추가 인하 여력이 사라졌다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대응은 이미 충분한 수준”이라며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이번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이미 과감한 조정을 거쳤고 경기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더 낮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실효 하한에 대한 논란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당분간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다른 정책 수단을 고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에 그해 성장률을 -1.6%로 예상한 이후 11년 만이다.
한국은행이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에 그해 성장률을 -1.6%로 예상한 이후 11년 만이다. 자료=유진투자증권

◆ 정부와 한은의 부양 공조 강화

5월 들어 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내놓은 점은 그 만큼 정부와의 부양 공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시기는 오일쇼크 당시인 1980년(-1.6%), IMF 금융위기 당시인 1998년(-5.1%) 두 차례 뿐이다. 이런 점에서 이후에도 한은과 정부의 정책을 통한 부양 의지는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정부는 3차 추경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장에서 30조원 내외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지난 2차 추경 당시 세출 구조조정과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바 있어 3 차에도 비슷할 것으로 보이나 세출을 추가적으로 조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적자 국채의 발행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계속해서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필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기관별 한국 성장률 전망치. 자료=유진투자증권
한국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키움증권

 

◆ 한국은행,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 열려 있어

이날 시장에서 기대했던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규모 확대나 정례화 등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고채 매입 규모에 대해서는 금융시장 상황과 국고채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해야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으로 매입 수준이나 계획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그러나 여전히 향후 성장 경로 불확실성이 높으며, 추가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완화적인 정책기조 유지할 것”이라며 “오늘 한국은행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재정 확대를 감안해 한국은행의 국고채 매입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총재가 밝혔듯 국채매입과 관련해서는 3차 추경 규모가 발표되고,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을 좀더 지켜본 후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3차 추경과 기금 채권 발행 등에 따라 공급 부담이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안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추가적으로 마이너스 성장폭을 확대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 조치가 필요하다”며 “ 향후 국고채 매입 등을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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