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는 일정한 용도로 쓰고 남은 나머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런 자투리는 때로는 우리의 삶에서 여백, 여유로 나타나기도 한다.

 

여백은 버려진 공간이 아니다. 쓸모없는 공간이 아니다. 비어 있음으로 해서 사유와 명상이 가능한 공간이다. 자투리가 없으면 너무 야박하고 인정머리 없고 조금 답답하다. 자투리 혹은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을 생각해보는 시, 문학, 그림, 사진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 한옥문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한옥의 실내공간은 비워진 공간이 채워진 공간보다 많아 여백의 미가 강조된다. 조금은 허허롭지만 여유 있는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공간들을 열어주는 매개체가 바로 문이다. 한옥의 문은 열어야 비로소 밖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게 문을 열지 않고도 밖을 볼 수 있는 양옥의 문과 차별점이다. 햇빛과 달빛, 빗소리, 새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구름과 하늘 등 풍경을 문만 열어 바로 불러들이는 문이다.

 

- 한옥의 담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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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담은 높이 쌓지 않는다. 조금만 먼 발치에서 보면 대부분의 집들의 지붕이 보인다. 사실 한옥 담은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지만 안에서는 밖이 보이는 구조이다. 마루에 올라 담 너머를 보면 오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까닭이다. 이 담벼락에서도 여백의 미는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담을 이렇게 높지 않게 쌓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마을이 하나의 공동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는데 담을 높이 쌓아 서로를 단절시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 한옥의 문고리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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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문고리는 하나같이 마당을 향해 열리도록 되어 있어 문고리 또한 밖에 위치하고 있다. 투박하고 슴슴한 한옥의 문고리들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삶이 녹아있는 여백의 미를 찾을 수 있다.

 

남산 한옥마을, 삼청동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등 우리의 한옥이 오롯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들이 있다. 최근 새로 지어지는 현대식 건물에도 한옥의 요소들이 접목되어 신선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집이던 건물이던 언제나 항상 조금은 비어있는 게 더 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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