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년대 대전차 방호기지 ‘유진상가 하부공간’→‘빛 흐르는 예술길’로 변모
-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 통해 새단장…1000명 시민참여 작품 등 8개 작품 설치

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지하 250m 구간이 공공미술로 채워진 빛의 예술길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재탄생했다. 홍제유연은 물과 사람의 인연(緣)이 흘러(流)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진상가는 남북대립 상황에서 유사시 남침을 대비한 대전차 방호목적으로 홍제천을 복개해 지은 1970년 당시 최고급 주상복합으로 많은 개발과 변화의 역사를 품은 근현대 건축자원이다.

서울시는 2019년 공공미술 대상지 공모로 장소성과 역사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서대문구의 유진상가 지하공간을 선정했다. 매년 1곳의 대상지를 선정해 공공미술을 통해 특별한 장소로 바꾸는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2019년 사업으로, 2018년 사업으로는 작년 3월에 개장한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이 있다. 

이번 홍제유연(弘濟流緣)은 공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빛, 소리, 색,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을 선보이는 예술가들의 전시 무대이자 시민들의 예술놀이터로 완성했다. 건물을 받치는 100여 개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 8개의 작품이 설치해 환상적인 분위기의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8개 작품은 ▲흐르는 빛_빛의 서사(뮌) ▲미장센_홍제연가(진기종) ▲온기(팀코워크) ▲숨길(팀코워크) ▲MoonSun,SunMoon(윤형민) ▲Um...(윤형민) ▲두두룩터(염상훈) ▲사운드 아트(홍초선) 등이다.

진기종 작가의 ‘미장센_홍제연가’는 공공미술 최초로 3D 홀로그램을 활용했다. 중앙부에 설치된 길이 3.1m, 높이 1.6m의 스크린은 국내에서 설치된 야외 스크린 중 가장 크다. 중앙부를 포함해 크기가 다른 9개의 스크린이 연동돼 홍제천의 생태를 다룬 영상들이 입체적으로 떠오르는 독특한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 42개의 기둥을 빛으로 연결한 라이트 아트 작품 ‘온기’를 배경으로 홍제천 물길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보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시민참여로 완성된 작품도 있다. 인근 인왕초와 홍제초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홍제유연 미래생태계와 '내 인생의 빛'을 주제로 시민 1000명의 따뜻한 메시지를 모듈에 새겨 돌리면서 감상하는 홍제 마니차 등 2개 작품이다.

홍제유연은 7월 1일 오후2시 점등을 시작으로 매일 12시간(오전10시~ 밤10시 ) 동안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커뮤니티 공간은 24시간 개방할 예정이다. 홍제유연의 현장 운영과 추가 전시 등은 서대문구청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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